A매치 통산 99경기 출전 30골 기록 1년 2개월여 만에 국가대표팀 복귀 필드플레이어 최장 16년4개월 활약 차두리·이근호도 다시 태극마크 달아
그들이 돌아왔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베테랑들이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대한축구협회는 9월 A매치 2연전(5일 베네수엘라·8일 우루과이)에 나설 국가대표팀 22명의 명단을 25일 공개했다. 무엇보다 주목을 끈 것은 센추리클럽(A매치 100회 출전) 가입을 노리는 스트라이커 이동국(35·전북현대)과 수비수 차두리(34·FC서울)의 컴백이다. 이동국과 차두리는 3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혈기왕성한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당당히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적어도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선 아직 이들을 넘어설 만한 카드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 ‘제2의 전성기’를 넘어 ‘제3의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다.
● 이동국, 역대 필드플레이어 최장(16년 4개월) 태극마크 대기록 달성
A매치 통산 99경기(30골)에 출전한 이동국은 최강희 감독 체제로 치러진 지난해 6월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최종전 이란전(0-1 패)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1년 2개월여 만의 대표팀 복귀다. 그는 이번 대표 발탁으로 역대 필드플레이어로는 최장기간인 16년 4개월 동안 대표선수로 활약하는 대기록을 세우게 됐다. 역대 최장기록은 골키퍼 이운재(은퇴)가 갖고 있는 16년 5개월이다. 이번 A매치에 출전하면 센추리클럽에 가입할 수 있다. 또 득점 시에는 역대 최고령 A매치 득점랭킹 4위에 오르게 된다.
차두리의 처지는 ‘홍명보호’에 한번도 승선하지 못한 이동국과는 조금 달랐다. 기회는 있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둔 최종 평가전이었던 올 3월 그리스 원정 친선경기(2-0 승)를 앞두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정작 원정길에 동참하지 못했고, 결국 마지막 점검 기회를 놓쳤다. A매치 65경기(4골)에 뛴 차두리가 나선 마지막 A매치는 2011년 11월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레바논 원정(1-2 패)이었다. 이번에 그라운드를 누비게 되면 약 2년 10개월 만의 A매치 출장이다.
●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베테랑들의 투혼
롤러코스터와 같은 대표팀 인생을 걸어오며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이동국과 차두리에게는 다른 공통점도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란 신념이자 신조다. 선수생활을 지속하는 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하는 일은 없다는 의미다. 소속팀에서 뛸 수 있으면 대표팀에서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세월을 거스르고 있는 두 노장의 지론이다. 이동국은 최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도 “내 축구인생의 큰 이정표이자 영원한 목표”라며 대표팀 복귀를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한편 브라질월드컵에서 교체 멤버로 투입돼 골맛을 봤던 이근호(29·상주상무)도 다시 태극 마크를 달았다. 이번 대표팀에서 이동국에 이어 2번째로 많은 A매치 기록(67경기 19골)을 자랑하는 이근호는 ‘절친’ 박주영(무적)이 빠진 대표팀 공격진 개편에 힘을 보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