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한국 국적 선수의 우승은 박인비(26·KB금융그룹)가 거둔 1승이 유일했다. 이런 부진에 대해 박인비는 “물꼬만 터지면 선수들 사이에 동반 상승효과가 일어나 연이어 승전고를 울릴 수 있다”고 낙관했다. 예상은 일단 적중한 것 같다. 8월 들어 코리안 자매들이 3주 연속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5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 런던의 헌트CC(파72)에서 열린 캐나디안 퍼시픽 여자오픈. 유소연(24·하나금융그룹)은 마지막 4라운드에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최나연(27·SK텔레콤)의 막판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리며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우승했다. 대회 역대 최저타 신기록으로 ‘와이어 투 와이어’(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선두 유지) 우승을 완성한 유소연은 2012년 8월 톨리도 클래식 이후 2년 만에 정상에 복귀하며 상금 33만7500달러(약 3억4000만 원)를 받았다.
이달 초 이미림이 메이어 클래식에서 연장 끝에 박인비를 꺾고 우승한 데 이어 지난주 메이저대회인 LPGA챔피언십에서는 박인비가 연장전에서 브리타니 린시컴을 누르고 2연패에 성공했다. 박인비가 3위(18언더파 270타)로 마치면서 이번 대회 1, 2, 3위를 휩쓴 코리아 군단은 8월 승률 100%를 기록하며 상반기 침묵을 깨고 하반기 질주를 향한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 2년간 톱10에 27차례 들었을 뿐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유소연은 전화 인터뷰에서 “정상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하면서 나를 의심했던 예전과 달리 이번엔 나를 믿었던 게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비 언니는 친한 언니 동생 사이를 떠나 가깝게 지내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많다. 항상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행복한 골프를 강조한다. 지난 주말 함께 식사하면서 내가 우승하면 샴페인을 뿌려주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다”며 고마워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이 갖고 있는 최다 언더파 기록(27언더파) 갱신까지 노렸던 유소연은 후반 들어 긴장한 탓에 1타 차까지 쫓겼다. 하지만 1타 앞선 16번홀(파5)에서 안정된 3온 전략으로 버디를 낚아 투 온 시도로 승부수를 띄우다 공을 벙커에 빠뜨리며 파에 머문 최나연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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