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합류하게 돼 정말 기쁘다. 내게 관심을 보인 클럽들이 많았지만, 내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야겠다고 생각하게 한 클럽은 맨유가 유일했다. 나는 맨유의 비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맨유는 다시금 정상에 오를 것으로 생각한다"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선수 앙헬 디 마리아(Angel Di Maria·26)의 맨유 입단 소감이다.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에서 미드필더로 활약하던 디 마리아는 잉글랜드 프로축구(프리미어리그·EPL) 명문 클럽 맨유로 둥지를 옮겼다.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낸 끝에 맨유는 파리생제르맹과 맨체스터시티 등 부자 구단들을 따돌리며 결국 디 마리아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맨유는 27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아르헨티나 출신 미드필더 디 마리아와 5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또, 디 마리아의 이적료는 프리미어리그 사상 최고인 5970만 파운드(약 1006억 원)라고 전했다. 종전 프리미어리그 최고 이적료는 페르난도 토레스(30·첼시)가 리버풀에서 첼시로 팀을 옮길 때 기록했던 5000만 파운드(약 842억원)였다.
이처럼 맨유가 거액을 들여 그를 레알 마드리드로부터 데려온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루이스 판 할(Louis van Gaal)의 발언에서 짐작할 수 있다.
판 할 감독은 디 마리아의 영입을 공식 발표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그는 세계 정상급 미드필더다. 그의 재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이 대단하다. 환상적인 영입이다"라며 "더욱 중요한 사실은 그가 팀 플레이를 펼친다는 것이다. 그는 엄청난 스피드를 지녔고, 날카로운 왼발잡이로 뛰어난 수비수들에게 조차 커다란 위협을 준다"라고 밝혔다.
팀워크, 다시 말해 조직력을 중요시 하는 판 할 감독은 빠른 발과 최고 수준의 드리블, 여기에 창조성까지 겸비하고 있음은 물론, 결정적인 순간에는 골을 넣는 능력도 발휘하는 그가 맨유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디 마리아는 이런 판 할의 기대에 충분히 부합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 이는 그의 기록이 뒷받침해주고 있다.
정확한 킥 능력을 소유한 그는 레알 마드리드 시절인 2010년 이래 총 49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유럽 빅 리그 선수들 중 리오넬 메시(57개·바르셀로나)와 메수트 외질(56개·아스널)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도움을 올렸다. 그의 팀 공헌도가 얼마나 높은 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그의 도움 덕에 더 많은 득점 기회를 얻었던 레알 마드리드의 간판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가 플로렌티노 페레즈(Florentino Perez) 회장을 만나 디 마리아의 잔류를 강력하게 요청했다는 지난 20일 스페인 언론 마르카의 보도는 그의 가치를 입증하는 또 다른 증거다.
이런 능력을 눈여겨본 판 할은 팀 재건을 위해 그가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필요성은 시급해지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7위(19승7무12패·승점 64)에 그친 맨유는 올 시즌 개막 후 치른 3차례의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프리시즌 2014기네스 인터내셔널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6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달라진 면모를 과시하는 듯 했지만, 16일 스완지시티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1-2로 패했고, 25일 선덜랜드와의 2라운드에서는 1-1로 비겼다. 27일(한국시간) 2014-2015 캐피털원컵(리그컵) 2라운드에서는 3부 리그팀 MK돈스에 0-4 완패를 당했다.
수비도 수비지만, 무뎌진 공격력 강화를 위해 디 마리아를 하루 빨리 팀 전술에 녹여내고자 하는 판 할의 간절함이 바로 여기에 있다.
디 마리아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많은 어시스트를 올리는 선수다. 그의 뒷받침으로 로빈 판 페르시와 웨인 루니 같은 팀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득점력을 과시할 수 있다. 또, 중앙과 측면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기에, 팀 전술을 보다 다양하게 구사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달라진 맨유의 모습을 선보이며 '판 할 효과'란 찬사를 이끌어 냈지만 정작 시즌 개막후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위기에 몰린 판 할. 그가 디 마리아라는 '값비싼' 재료를 활용해 팀을 재건할 수 있을지 축구팬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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