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날마다 하늘을 쳐다보고 있다. 때늦은 ‘8월 장마’로 인해 프로야구 일정이 꼬이고 있기 때문이다. 7월까지만 해도 우천취소 경기가 예상보다 적게 나와 안도의 한숨의 내쉬었지만 8월 들어 프로야구가 ‘물폭탄’을 맞고 있다.
27일까지 당초 경기일정 중 하루 4경기가 편성된 8월의 경기일수(월요일 경기 제외)는 총 23일. 그 중 하루 4경기가 예정대로 온전히 열린 날은 11일밖에 안 된다. 나머지 12일 동안은 1∼3경기가 우천취소됐다. 특히 주말에 우천취소로 월요일 경기로 넘어갔지만, 월요일에도 다시 비가 오면서 취소돼버린 경기도 총 5경기(4일 3경기, 18일 2경기)나 된다. 8월만 놓고 봐도 일정대로 소화하지 못한 우천취소 경기는 모두 18경기다.
27일 현재 올 시즌 팀별 우천취소 경기는 두산이 11경기로 가장 많고, 삼성과 KIA가 10경기로 뒤를 잇고 있다. 한화 9경기, 롯데 8경기, SK와 NC 7경기, LG와 넥센 6경기 순이다. 시즌에 앞서 작성된 경기일정 중 미편성으로 남아 있는 8경기까지 포함하면 아시안게임(9월 15일∼30일 리그 중단) 이후 10월 1일 재개되는 정규시즌에서 소화해야할 경기수가 두산이 13경기로 가장 많고, 삼성이 12경기로 뒤를 잇는다. 더 이상 우천취소가 없다는 전제 하에서다.
두산이 13일 연속 경기를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하루는 쉬는 날로 잡아야한다. 결국 최소한 10월 14일까지 정규시즌이 이어진다는 의미다. KBO는 당초 10월 18일경이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 한국시리즈 7차전은 11월 11일 끝나게 된다. 현 상태라면 이 같은 구상은 가능하다. 그러나 추후에 우천취소 경기가 추가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특히 다른 팀보다는 두산이나 삼성의 우천취소 경기가 많이 발생하면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KBO 정금조 운영육성부장은 “이제부터는 긴장상태에 들어가게 됐다”면서 “지금까지는 그래도 빠듯하지만 예상대로 페넌트레이스를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우천취소 경기가 많이 나오면 큰일이다”며 걱정했다.
올해는 추석도 빠르다. 날씨와 기온은 음력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11월 초라면 예년보다 더 추울 가능성도 있다. 우천취소 경기가 더 발생하면 올해 포스트시즌은 ‘가을야구’가 아니라 ‘겨울야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