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현대 김신욱(26)과 김승규(24)는 나란히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에 와일드카드(23세 이상 선수)로 선발됐다. 둘은 31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를 마친 뒤 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모이는 아시안게임대표팀 합류를 위해 짐을 꾸렸다. 김신욱과 김승규는 한 목소리로 “(금메달 획득을 통한) 병역혜택에 대한 부담감을 떨치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신욱은 “대표팀에 들어가면서 항상 내 가슴에 새겼던 말이 있다. ‘개인의 영광과 명예가 아닌 대한민국의 명예와 자긍심을 위해 뛰자’였다. 개인적으로는 군대 문제도 중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위해 뛰자’고 (아시안게임대표팀) 후배들에게도 얘기해주고 싶다. 대한민국과 한국축구를 첫 번째 목표로 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규도 “아시아게임을 한 번 경험했다. 이번 아시안게임대표팀 선수 중 내가 유일한 경험자인 것 같다. 4년 전(광저우아시안게임)에는 조급함과 부담감 때문에 실패했다. 이기고 있을 때도 지고 있다는 마음이 들어 실수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았다”며 “아시안게임을 경험한 선수는 나밖에 없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많이 얘기해주고 싶다. 부담감을 없애고 경기를 해야 좋은 경기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축구는 아시안게임에서 항상 우승 후보로 거론됐지만, 1986년 서울대회 이후에는 단 한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최고 성적이 동메달이었을 정도로 번번이 고비를 넘는 데 실패했다. 그럴 때마다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부담감이었다. ‘금메달을 획득해야만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압박감이 선수들을 짓눌러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김신욱과 김승규가 이번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할 23세 이하의 후배들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한 것이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선수들은 병역면제뿐 아니라 엄청난 부가적 혜택을 챙길 수 있다. K리그 등 프로리그에서 지속적으로 뛰면서 고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또 군 문제가 해결되면 해외 진출에도 도움이 된다. 이미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해당 리그에서 좀더 안정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닦게 된다.
한국축구는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는 선수들이 선배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목표를 이루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