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도 못한 200안타, 서건창이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5일 03시 00분


17경기 남긴 4일까지 172개 독보적… 이 추세면 1994년 이종범 196개 경신
거포 박병호 NC전서 홈런 4개 폭발… 시즌 45호…11년만의 50홈런 가능성

넥센 서건창 동아일보DB
넥센 서건창 동아일보DB
‘야구팬들은 마약중독자다. 그들의 마약은 기록이다.’ 저널리스트 로버트 위더의 말처럼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는 기록 탄생을 예고하는 선수가 많다. 그 가운데 사상 첫 200안타라는 꿈의 고지를 향해 달리고 있는 선수가 있다. 넥센 서건창(25)이다.

서건창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4일까지 172개의 안타로 최다 안타 부문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서건창의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안타 수는 1.55개. 지금의 추세라면 남은 17경기에서 26개를 추가해 198개의 안타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1994년 해태 이종범(현 한화 코치)이 세운 단일시즌 최다 안타 기록(196개)을 뛰어넘는 수치다. 올 시즌 서건창이 111경기를 뛰면서 무안타에 그쳤던 경기는 21번에 불과해 기록 경신은 물론이고 사상 첫 200안타 고지 정복도 충분히 가능하다. 팬들에게 ‘안타학 개론의 저자’라는 별명을 선물 받은 서건창은 그러나 “순간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며 “아직 팀별로 20경기 남짓 남은 상황에서 200안타 기록에 대해 말하는 건 섣부르다”며 자세를 낮췄다.

서건창은 프로 데뷔 후 첫 개인 타이틀도 사실상 손에 넣었다. 최다 안타 부문 2위(149개)로 경기당 1.35개의 안타를 치고 있는 NC 나성범이 남은 18경기에서 현재 속도를 유지한다면 24개를 더한 173개의 안타를 기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서건창은 앞으로 안타 2개만 더 치면 최다 안타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다. 서건창은 득점(114점)과 타율(0.368), 도루(42개) 등에서도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 시즌 넥센은 기록 도전의 산실이다. 올 시즌 홈런왕 3연패를 노리는 박병호(28)는 11년 만의 단일 시즌 50홈런에도 도전하고 있다. 4일 NC와의 안방경기에서 박병호는 4개의 홈런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날 박병호는 1회말 NC 선발 이재학을 상대로 날린 투런홈런(120m)을 시작으로 4회(2점·125m), 7회(1점·120m), 8회(2점·125m)에 홈런을 때려냈다. 42∼45번째 홈런을 차례로 쏘아올린 박병호는 오른손 엄지 부상으로 이날 출전하지 못한 팀 동료 강정호(38개)를 7개 차로 따돌리며 사실상 시즌 홈런왕을 예약했다.

경기당 0.4개꼴로 홈런을 생산해내고 있는 박병호는 지금의 추세를 유지하면 남은 17경기에서 7개를 추가해 52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한 시즌에 50개 이상의 홈런을 쳐낸 타자는 삼성 이승엽(1999년 54개, 2003년 56개)과 현대 심정수(2003년 53개)뿐이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로 109득점, 113타점을 기록해 역대 12번째로 100득점-100타점 타자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거포 유격수 강정호는 이미 유격수 최초로 30홈런-100타점을 넘어섰다. 그는 이제 한 시즌 100득점-100타점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98득점, 107타점인 강정호가 이 기록을 이루면 최초로 한 팀에서 2명이 동시에 달성하게 된다. 올 시즌 18승을 챙기고 있는 팀 에이스 밴헤켄(35)도 2007년 이후 맥이 끊어진 선발 20승에 다가가고 있다. 3.5경기 차로 1위 삼성을 위협하고 있는 넥센의 힘은 이런 ‘꿈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선수들로부터 나온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서건창#200안타#박병호#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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