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만에 첫 간담회 구자용 회장
올 시즌 27개 대회-총상금 160억원… 경기시간 단축 등 질적 성장도 힘써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직원들은 요즘 먹는 샘물을 고를 때 고민이 많다고 한다. 생수를 제조하는 롯데, 하이트진로, 삼다수가 모두 KLPGA투어 대회를 개최하는 스폰서라 특정 업체의 제품을 선택하기 애매해서다. 올 시즌 KLPGA투어는 역대 최다인 27개 대회를 치르며 총상금 규모만도 160억 원을 넘는다.
이런 황금기의 중심에는 KLPGA 회장인 구자용 E1 회장(사진)이 있다. 3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연 구 회장은 “KLPGA에서 내 역할은 소방수다. 어수선했던 조직의 안정화와 소통, 투어의 양적 질적 성장에 매달렸다”고 말했다.
2012년 깊은 내홍에 시달리던 KLPGA를 맡게 된 구 회장은 취임사에서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며 ‘우문현답’을 강조했다. “2000명 가까운 KLPGA 회원 대상의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개선점과 아이디어를 찾는 과정이다. 시상식은 안 가도 대회를 개최한 기업의 CEO가 참석하는 프로암대회는 꼭 참석해 좀 도와달라는 아쉬운 소리를 많이 한다.”
구 회장은 대회 때 티타임 1, 2부제 운영과 슬로 플레이 배격 등의 정책을 통해 경기 시간을 줄여 출전 선수와 갤러리의 호평을 받았다. 1라운드 전날 열리던 프로암대회도 공식 연습일 전으로 옮겨 프로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구 회장은 “주말골퍼들도 전반 마치고 두세 팀 밀려 있어 막걸리 마시면 흐름이 끊기는데 프로들은 오죽하겠느냐. 프로암대회가 컨디션 유지에 방해가 되어선 안 된다”고 했다. 선수들이 존경받는 분위기 조성과 복지문제도 구 회장이 중점을 두는 분야다. “선수와 스폰서, 갤러리가 서로 존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어이 김 프로’라고 하대하는 듯한 호칭보다는 이름을 불러주도록 유도하고 있다. 골프 문화도 개선돼야 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다수 회원에 대한 지원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갈 길이 멀다.”
구력 32년에 핸디캡 12∼13을 유지한다는 구 회장은 “라운드 나가면 동반자에게 골프산업에 역행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웃었다. 구 회장이 17년째 사용하고 있는 S야드 드라이버는 헤드 체적이 260cc에 불과하며 우드 역시 8년은 족히 됐다고 한다. “사람도 자주 만나야 친해지지 않는가. 연습을 안 하는데 새 클럽이 뭐 필요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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