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5일(이하 현지시간) 폴란드 카토비체의 스포덱 아레나에서 벌어진 2014 세계남자배구선수대회 7일째 B조 3차전에서 쿠바에 세트스코어 1-3(21-25 25-23 14-25 22-25)으로 패했다. 박철우가 14득점으로 최고득점을 기록했다. 블로킹에서 4-15로 압도당한 것이 패인이었다. 튀지니에 승리한 뒤 2연패를 기록한 한국은 6일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B조 최강자 브라질과 4차전을 벌인다.
● 이란전을 대비해 총력전 펼친 1세트
박기원 감독은 스타팅으로 한선수(세터) 전광인(아포짓) 박철우 곽승석(윙스파이커) 신영석 박상하(미들블로커)를 내세웠다. 서브리시브는 정민수, 디그는 부용찬이 전담하는 더블리베로였다. 세계 최강권의 팀을 상대로 베스트멤버가 출전해 한국 배구의 힘을 확인해보려고 했다. 1세트 4-5에서 박철우의 공격 때 터치아웃 여부를 놓고 비디오 챌린지를 신청해 점수를 찾아왔다. 6-6에서 곽승석의 서브 에이스로 처음 리드를 잡았다.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때 스코어는 8-7 리드.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이 눈에 띄었다. 한선수와 신영석의 속공이 잘 통했다. 이란을 가상해 강한 서브로 쿠바를 공략했다. 상대의 리시브가 흔들려 2단 연결로 넘어오면 유효블로킹으로 막아서 반격했다. 한국은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때도 16-14로 앞섰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서 5연속 실점으로 주도권을 넘겨줬다. 18-16에서 2개의 공격아웃과 서브범실, 쿠바의 블로킹 3개에 20-23으로 역전 당했다. 21-24에서 송명근의 서브가 네트를 넘지 못해 첫 세트를 내줬다.
한국은 블로킹에서 0-4로 뒤졌고 범실도 12-9로 더 많았다. 전광인이 1세트 4득점으로 팀내 최고였다.
● 박철우의 분전으로 따낸 2세트
2세트 서재덕의 과감한 공격과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초반 리드를 잡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쿠바의 블로킹에 서재덕의 공격이 자주 막혔다. 서브리시브가 흔들려 세터 한선수의 머리 위로 공이 올라가지 않으면 쿠바의 3인 블로킹에 공격이 차단당했다. 4-8에서 세터를 이민규로 교체했다. 5-10에서 송명근이 곽승석을 대신해 투입됐다.
이민규의 송곳서브에 쿠바가 흔들려 8-10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상대의 약한 서브는 득점으로 연결하는 두 팀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12-15에서 박상하의 블로킹, 신영석의 서브 에이스로 한 점차까지 추격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팀 최다득점의 박철우의 스파이크가 이때부터 불을 뿜었다. 백어택과 퀵오픈으로 점수를 쌓아 22-21로 역전시켰다. 한국은 23-23에서 이민규의 패스페인트에 이은 전광인의 다이렉트 킬과 쿠바 주장 세페다의 공격아웃으로 세트를 만회했다.
● 송명근과 최민호에게 국제대회 경험 쌓아준 3,4세트
3세트 송명근과 최민호가 전광인 박상하를 대신해 먼저 투입됐다. 박상하는 2세트 도중 허리를 삐끗했다. 최민호의 속공과 이민규의 서브 에이스로 한국이 8-6으로 앞섰다. 10점 이후 쿠바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11-16으로 역전 당했다. 6연속 실점을 했다. 한 번 실점하면 도중에 끊어주지 못하는 문제점이 또 드러났다. 한국은 14-20에서 상대의 미들블로커 채프만에게 속공과 블로킹을 허용해 14-23으로 몰린 뒤 연속 공격범실로 세트를 내줬다.
4세트는 한선수가 먼저 투입됐다. 최민호의 속공을 이용해 8-5로 앞섰다. 송명근에게도 자신감을 살려주려고 많은 기회를 줬지만 큰 경기의 부담 탓에 스윙이 무거웠다. 중반 공방전이 이어졌다. 최민호의 속공으로 16-13리드. 우리의 서브가 강하면 쿠바의 공격성공률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박기원 감독은 강한 서브를 강하게 넣으라고 계속 사인을 보냈다. 2연패를 당해 1라운드 탈락위기에 몰린 쿠바는 15-17에서 히메네스의 서브에이스 등으로 19-17로 역전했다. 한국은 20-23에서 박철우의 서브에이스로 마지막 반격을 했지만 상대 세터 마시아스에게 마지막 25점째를 내주며 25-22로 졌다.
● 한국 쿠바전 팩트와 숫자
한국과 쿠바는 박기원 감독이 선수로 출전했던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첫 대결(0-3 패배, 쿠바 3위, 한국 6위)을 벌였다. 통산 전적에서 4승48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1년 수원에서 벌어진 월드리그에서 쿠바에 3-0으로 이긴 것이 가장 최근의 승리 기록이다. 이후 4연패다. 쿠바는 2010 이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 팀이다.
당시 주전으로 활동했던 선수들은 대부분 해외리그로 나가고 새로운 젊은 선수들로 구성됐다. FIVB(국제배구연맹)가 제공한 미디어가이드에 따르면 쿠바 팀의 평균 나이는 25세 11개월이며 평균 신장~스파이크~블로킹 높이는 각각 198cm~336cm~322cm다. 평균 26세 1세의 한국은 평균 신장 194cm, 스파이크 334cm, 블로킹 321cm으로 나와 있다. 한국은 24개 참가팀 가운데 3가지 수치가 가장 뒤진다.
● 박기원 감독의 말
월드리그부터 시작해 계속 경기에 나가다보니 우리 선수들이 지쳤다. 이럼 몸 상태로는 100% 우리 전력을 발휘할 수 없다. 서브리시브가 여전히 문제였다. 내일 브라질 경기에서는 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국제대회는 12명의 선수가 출전하기 때문에 공격수가 후위에 왔을 때 선수교체 기회가 V리그보다 적다. 서브리시브가 그래서 더 중요한데 우리 선수들이 플로터 서브에 약하다. 오버핸드 토스로 이 공을 받아 세터 한선수에게 정확하게 연결해야 우리에게 많은 기회가 온다. 남은 기간동안 서브리시브에 대비한 준비를 많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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