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원더스 해체…‘야신’ 김성근 다음 행선지에 시선 집중

  • 동아닷컴
  • 입력 2014년 9월 11일 16시 45분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인 고양원더스가 해체를 전격 선언했다. 2012년 12월 창단 이후 3년 여만이다.

'열정에게 기회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인프라가 부족해 꿈을 포기해야 했던 선수들에게 재기를 위한 '기회의 땅'이자 '희망의 구단'이었던 고양원더스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고양원더스는 11일 구단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그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구단을 3년간 운영하면서 창단을 제의했던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 운영에 대한 방향이 다르다는 것을 반복해서 확인했다"며 "아쉽지만 2014년 시즌을 끝으로 도전을 멈추고자 한다"고 해체를 공식 발표했다.

고양원더스의 해체 소식이 전해지자 창단 초기부터 팀을 이끌어온 김성근 감독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른바 '야신(야구의 신)'으로 불리는 그의 향후 거취 때문이다.

하지만 '팀을 잃은 그가 앞으로 어떠한 행보를 보일 것인가'라는 야구계 안팎의 궁금증을 풀어줄 명쾌한 답을 얻기에는 아직 무리가 따른다.

당사자인 김성근 감독이 11일 팀 해체를 알리는 자리에서 "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생각해 볼 것이다"라고 밝힌 만큼, 현 시점에서 이를 논하기는 다소 어렵기 때문이다. 당사자가 입을 다물었으니, 제3자가 나서서 이렇다 저렇다 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거취에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건 왜일까.

이는 이번 고양원더스의 해체 소식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감독과 계약이 종료되는 몇몇 프로야구 구단이 존재한다는 점과 맞물린 데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 시즌 감독과 계약이 종료되는 프로야구 구단은 SK와이번스와 KIA타이거즈, 한화 이글스등 3팀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올 시즌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한화(10일 기준 9위)와 KIA(8위)가 '김성근 감독의 차기 행선지가 되지 않을까'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여러 차례 지도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김성근 감독을 영입해 내년 시즌 재도약의 기회를 다지기 위함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도 그럴 것이 김 감독은 1984년 두산 베어스의 전신인 OB베어스를 통해 프로야구 감독 생활을 시작한 이후, 태평양 돌핀스, 삼성 라이온즈, LG트윈스, SK와이번스에서 총 20시즌 동안 팀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아왔다.

특히, 그는 단순히 팀을 이끌기보다 자신이 팀을 맡는 동안 팀의 조직력을 한층 끌어올리기로 유명했다. 이런 리빌딩은 성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당시 만년 하위팀이던 태평양과 쌍방울을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었고, 위기에 빠졌던 LG트윈스를 한국시리즈로 진출시킨 게 대표적인 사례다. 뿐만 아니라, 그는 SK와이번스에서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그의 지도력은 독립 야구단인 고양원더스에서도 빛났다.

그의 지도 하에 고양원더스는 2012년 5명, 2013년 12명, 2014년 5명 등 총 22명의 선수를 KBO 소속 프로구단으로 이적시켰고, 이중 몇몇 선수들은 실제로 프로 1군 무대에 데뷔해 자신들의 꿈을 펼치고 있다.

이런 남다른 이력 탓에 그의 함구 속에도 프로야구 감독 복귀와 관련된 얘기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김성근 감독 스스로가 향후 자신의 거취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표명을 하지 않은 만큼, 그가 내년 시즌 프로야구 감독으로 복귀할 것인지 여부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분명한 건 그가 속한 고양원더스가 해체됐고, 이제 그 자신도 향후 거취에 대해 고민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야구팬들의 눈과 귀가 그에게로 쏠리고 있다.

권준상 동아닷컴 기자 k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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