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서 활약 중인 류현진이 시즌 15승에 재도전한다. 상대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이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매디슨 범가너(Madison Bumgarner)와 맞대결을 펼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류현진의 선발 등판은 소속팀 LA다저스에게도, 류현진 자신에게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먼저, LA다저스에게 이번 경기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달성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승부처라는 의미가 있다.
12일 현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LA다저스(83승63패)와 2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81승65패)의 승차는 단 2경기. 이에 13일부터 시작하는 양 팀의 3연전은 지구 우승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기 승패에 따라 1위와 2위 팀이 뒤바뀔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이번 3연전의 의미는 앞서 돈 매팅리(Don Mattingly) LA다저스 감독의 선발 구상을 통해서 일찌감치 알려진 바 있다.
매팅리 감독은 포스트시즌 진출의 고비가 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3연전을 위해 이달 초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하며, 류현진-잭 그레인키(Zack Greinke)-클레이튼 커쇼(Clayton Kershaw)로 이어지는 팀의 세 주축 선발투수를 차례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른바 '굳히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도 "다저스가 커쇼, 그레인키, 류현진을 앞세워 포스트시즌 진출 싸움을 끝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다저스뿐만 아니라 류현진에게도 이번 경기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류현진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의 성적을 거뒀다. 13일 샌프란시스코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데뷔 시즌 기록을 뛰어넘게 된다. 올 시즌 류현진의 성적은 12일 현재 14승 6패 평균자책점 3.16을 기록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될 경우, 2001년 박찬호(15승 11패) 이후 13년 만에 메이저리그에서 15승을 달성하는 한국인 투수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메이저리그 2년 차인 그는 이제 에이스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15승 고지를 뛰어넘을 준비를 마쳤다.
기록만 따지면 15승 가능성은 높다. 류현진은 지난해 데뷔 이래 현재까지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8차례 선발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이중 샌프란시스코의 홈인 AT&T파크 원정경기에서 4승을 쓸어 담았다.
올 시즌만 따져도 샌프란시스코 전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5.40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이 시즌평균 보다 나쁜 것은 지난 4월 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홈경기에서 2이닝 8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된 영향 때문. 하지만, 이후 AT&T파크에서 벌어진 두 차례 원정경기에서는 모두 승리투수가 되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이처럼 AT&T파크에서 그간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점은 15승 달성에 긍정적인 부분이다.
단, 샌프란시스코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과 선발 맞대결을 펼칠 상대가 내셔널리그 다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매디슨 범가너라는 점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만드는 부분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달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27일부터 AT&T파크에서 벌어진 홈경기에서는 9연승을 달리고 있다. 그야말로 홈에선 천하무적의 기세다.
또, 류현진과 맞대결을 펼칠 매디슨 범가너는 올 시즌(12일 현재) 17승 9패 평균자책점 3.02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다저스를 상대로도 강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1패 평균자책점 2.41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다. 류현진이 강세를 보이는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에서 시즌 15승 달성과 소속팀의 지구 선두 굳히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류현진의 손끝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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