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첫 훈련이 열린 16일 잠실구장. 취재진 앞에 선 대표팀의 ‘좌완 에이스’ 양현종(26·KIA)은 짐짓 여유롭고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태극마크는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관심이 대단해 금메달을 따도 본전일 수 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좋은 성적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현종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갑내기 투수 김광현(SK)과 함께 대표팀의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메달 길목에서 만날 일본과 대만전에서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대표팀 소집을 앞두고 마지막 등판한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1이닝 8안타(3홈런 포함) 1볼넷 8실점하며 올 시즌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컨디션 회복에 초점이 맞춰지며 불안한 시선이 공존하는 것도 사실. 양현종은 “시즌에서 맞는 게 낫지 여기서(아시안게임) 맞으면 안 된다.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웃었다. 이어 “1년을 꾸준히 해야 하는 페넌트레이스와 아시안게임 같은 단기전은 다르다. 누가 빨리 컨디션을 회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달라질 것이다. 태극마크를 달아서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 나가는 경기는 반드시 최소 실점으로 막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다부지게 각오를 밝혔다.
믿는 구석도 있다. 바로 포수 강민호와 스트라이크존이었다. 강민호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호흡을 맞췄던 사이. 그는 “(볼 배합에서) 민호형에게 많이 의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저우대회 당시 프로야구보다 스트라이크존이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보다 크게 볼 것 같아서 편하게 던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달라진 책임감도 강조했다. 첫 태극마크를 달았던 광저우대회와 달리 달라진 팀 내 위상이 실감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광저우 때는 대표팀의 막내여서 심부름도 많았다”고 태연하게 말하면서도 “이젠 선배들과 나이차도 많이 나지 않는다. 광현이랑 팀을 잘 이끌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