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이미 나와 있었다. 얼마나 많은 골이 터지느냐가 관심사였다. 베일을 벗은 북한여자축구는 역시 강했다. 김광민 감독의 북한은 16일 남동아시아드럭비경기장에서 열린 베트남과의 2014인천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5-0의 압승을 거뒀다.
애초 베트남은 북한의 상대가 아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랭킹 11위 북한과 33위 베트남의 전력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북한은 1998년 방콕대회부터 최근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결승에 진출했다. 이 중 2002년 부산대회와 2006년 도하대회에선 정상을 밟았다.
김윤미-라은심 콤비가 전방에 나서 4-4-2 포메이션을 이룬 북한은 초반부터 베트남을 압도했다.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고 톱니처럼 맞물리는 전방위적 공격에 베트남은 속수무책이었다. 대부분의 공격 장면에서 라은심이 중심에 섰고, 다양한 득점 루트를 만들었다.
전반 5분 라은심의 왼쪽 크로스를 김윤미가 밀어 넣었고, 5분 뒤 다시 김윤미가 헤딩골을 성공시켰다. 전반 21분 중앙 미드필더 김은주가 페널티킥(PK)으로 득점한 데 이어 전반 41분 라은심의 절묘한 크로스를 받은 왼쪽 날개 리예경이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북한은 전반 25분 PK를 얻었지만 또 한 번 키커로 나선 김은주가 실축했다.
후반 양상도 비슷했다. 그러나 추가골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북한은 아껴둔 ‘에이스’ 허은별을 후반 29분 투입해 다시 활로를 뚫었고, 결국 김은주와 나란히 중원을 책임진 정유리가 후반 39분 PK 골로 대승을 자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