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화려하게 막을 올리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는 아시아 최고의 스포츠 스타들이 모여 가장 빛나는 별을 가리기 위해 경쟁한다. 16일간 펼쳐지는 각본 없는 드라마에서 스타들은 라이벌과 뜨거운 맞대결을 펼치는 한편 자신의 한계와 싸우게 된다. 아시아경기에서 뛰어난 기량을 펼쳐 보일 스타들을 미리 만나보자.
인천을 수놓을 별들의 전쟁
인천 아시아경기를 가장 뜨겁게 달굴 맞대결의 주인공은 수영의 영원한 라이벌 박태환(25)과 쑨양(孫楊·23)이다.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간판스타인 두 선수는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 2011 세계선수권, 2012 런던 올림픽에서 1, 2위를 치열하게 다퉈왔다.
최근 컨디션에서는 박태환이 한 발 앞서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달 호주 팬퍼시픽 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43초15로 올 시즌 세계 1위 기록을 세웠다. 7월에 열린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선발전을 겸한 김천 MBC배 전국대회 자유형 200m에서도 1분45초25로 올 시즌 최고 기록을 찍었다. 2012 런던 올림픽 2관왕, 지난해 세계선수권 3관왕에 빛나는 쑨양은 지난해 11월 무면허운전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한 뒤 발가락 수술과 재활로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5월 중국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박태환과 쑨양은 자유형 200m, 400m, 1500m 등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남북 간 대결도 기대된다. 남자 기계체조의 양학선(22)과 이세광(29)의 자존심 대결이다. 도마 종목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최고난도(6.4) 기술을 보유한 선수는 두 선수뿐이다. 전성기로 따지면 이세광이 양학선의 선배다. 이세광은 2006 도하 아시아경기 금메달 이후 2008년과 2012년 아시아선수권을 2연패하며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 이후 양학선이 그 자리를 꿰찼다. 양학선은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1 세계선수권, 2012 런던 올림픽을 차례로 제패했다.
양학선양학선과 이세광이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인천 아시아경기가 처음이다. 2010년 세계체조연맹은 나이를 허위 기재한 북한에 국제대회 2년간 출전금지 처분을 내렸다. 이 때문에 이세광은 2012 런던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1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못했다.
한중 스타의 격돌은 리듬체조에서도 벌어진다. 손연재(20)와 덩썬웨(鄧森悅·22)는 양국을 대표하는 체조요정이다. 리듬체조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던 한국과 중국에서 두 선수는 리듬체조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손연재와 덩썬웨는 올 시즌 인천에서 처음으로 같은 대회에 출전한다.
세계 랭킹으로 따지면 손연재(6위)가 덩썬웨(26위)를 앞선다. 지난달 열린 국제체조연맹 월드컵에서 손연재는 동메달(70.250점)을 따내 개인종합 7위(68.150점)에 그친 덩썬웨를 눌렀다. 덩썬웨는 올 시즌 국제대회는 월드컵에만 단 한 차례 출전했고, 그마저도 발목 부상을 안고 뛰었다. 그러나 덩썬웨는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4위를 차지하며 손연재(5위)를 제쳤고, 중국 리듬체조 역사상 최고 성적을 계속 경신하고 있어 인천에서는 손연재와 만만찮은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정상급 스타 총출동
탁구 배드민턴 레슬링 등 아시아 1위가 곧 세계 1위인 종목들이 있다. 탁구는 중국이 철옹성을 쌓고 있는 종목이다. 남녀 부문 모두 세계 랭킹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그 가운데 ‘핑퐁 3인방’으로 불리는 류스원(劉詩雯·23), 딩닝(丁寧·24), 리샤오샤(李曉霞·26) 등 여자 탁구 세계 랭킹 1∼3위가 인천에 총출동한다. 한국의 얼짱 탁구선수 서효원이 이들에게 맞선다.
배드민턴에서는 세계 랭킹 1위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남자 복식 부문에서는 한국의 이용대(26)-유연성(28) 조가 정상 사수에 나선다. 도핑테스트 파문을 겪었던 한국 간판스타 이용대는 유독 아시아경기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이번이 마지막 아시아경기라는 각오로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며 남다른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남자 단식에도 2008 베이징 올림픽,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연달아 금빛 스매싱을 보여준 중국의 린단(林丹·31)과 남자 단식 세계 1위인 말레이시아의 리총웨이(32) 등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여자 레슬링에는 세계 최정상에 빛나는 일본 요시다 사오리(32)가 있다. 55kg 체급의 요시다는 2004 아테네 올림픽부터 2008 베이징 올림픽, 2012 런던 올림픽까지 올림픽 3연패와 2002 부산 아시아경기, 2006 도하 아시아경기,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까지 아시아경기 3연패를 이룬 최강의 레슬러다. 10년간(2001∼2011년) 세계선수권 정상도 지켰던 그는 이변이 없는 한 인천 대회에서도 금메달을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자 체조의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우치무라 고헤이와 여자 체조 사다 나쓰미도 일본에 금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된다.
농구에서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인 이란의 하메드 하다디(29)가 가장 눈에 뛴다. 218cm의 장신 센터인 하다디는 중국 야오밍에 이은 역대 최고 아시아 출신 센터로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이란 농구의 핵심 전력이다. 2008년 이란에서 처음 NBA에 진출한 그는 2013년 피닉스에서의 생활을 끝으로 중국 리그로 옮겼다. 14일까지 스페인에서 열린 농구월드컵에서 평균 득점 18.8점(7위), 평균 리바운드 11.4개(2위)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북한의 별, 인천에 떴다
북한의 스포츠스타들도 인천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역도 56kg급 금메달리스트 엄윤철(23)은 북한이 배출한 최고의 역도스타다. 그는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아클럽선수권에서 용상 169kg을 들어올리며 세계기록 보유자가 됐다. 이는 올림픽 3연패에 빛나는 터키의 하릴 무툴루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엄윤철은 무툴루, 나임 슐레이마놀루(터키)와 함께 자신의 몸무게의 3배가 넘는 역기를 들어올린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도 2관왕에 올랐다. 역도 김은국(26) 역시 런던 올림픽 남자 62kg급에서 총 327kg을 들어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축구에서는 유럽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광룡(23)이 북한 대표 골잡이로 나선다. 아시아경기 북한 대표팀의 유일한 유럽파인 그는 스위스 2부 리그의 FC 윌에서 활약하다 2011년 스위스 명문 FC 바젤과 5년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현재 리히텐슈타인의 파두츠로 임대 된 상태다. 188cm, 84kg로 건장한 신체조건을 앞세운 포스트플레이가 돋보인다. 한국 대표팀 박주호와 지난해 약 한 달간 바젤에서 함께 뛰기도 했다.
여자축구의 별 허은별(22) 김은주(21)는 지난해 동아시아선수권과 동아시아경기에서 북한의 우승을 이끈 주역들이다. 허은별은 당시 한국과 맞붙은 1차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허은별은 한국의 지소연을 제치고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김은주는 동아시아경기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나은심(26)은 최근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북한의 4강을 일궈낸 주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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