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위해 사찰 찾아가 정성스럽게 불공 2010광저우AG부터 매번 찾아 金기원 양학선 힘들때마다 가족사진 보며 위안 부모 인천AG 초대해 금메달 선물 다짐
양학선(22·한체대)은 현재 오른쪽 허벅지 뒤쪽 근육이 미세하게 파열된 상태다. 이른바 햄스트링 부상이다. 그러나 마지막 담금질은 멈출 수 없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기계체조 단체전(21일)이 코앞이다. 첫 경기에서 자신감을 얻는다면, 25일 남자 도마 경기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몸이 성하지 않은 자식을 응원하는 부모의 마음은 간절하기만 하다. 양학선의 어머니 기숙향(46·사진) 씨는 18일 전북 고창에 위치한 자택 근처 ‘마하사’라는 사찰에서 정성스럽게 불공을 드렸다. “허리가 좋지 않아 절을 많이 올리지는 못했어요. 스님과 함께 ‘우리 아들 몸 건강히 아시안게임 마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기도드렸습니다.”
어머니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을 비롯해 2012런던올림픽 등 큰 대회가 있을 때마다 절을 찾았다. 고된 대표팀 생활 때문에 명절에도 얼굴 한번 보기 힘든 아들이다. 어머니는 부처님께 정성을 다해 아들을 의탁했다. 지성이면 감천. 그때마다 아들은 두 번 모두 당당히 금메달을 걸고 귀국했다.
양학선은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이 찾아오는 대회에선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했다. 이전부터 “국제대회를 볼 기회가 별로 없으셨던 부모님을 인천으로 초대하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다. 결국 아들의 소원은 이뤄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양학선이 경기를 펼치는 남동체육관 관중석에는 든든한 지원군이 버틴다. 양학선의 부친 양관권(56) 씨와 모친 기 씨는 단체전이 열리는 21일부터 남자 도마 경기가 열리는 25일까지 인천에 머물 계획이다.
당초 집에서 키우는 가축들을 돌보는 문제 때문에 걱정했지만, 경기도 고양에서 하사로 복무 중인 양학선의 형 학진(24) 씨가 휴가를 나와 집을 지키기로 했다. 기 씨는 “큰 아들이 집에서 예초기도 돌리고 풀도 뽑아놓는다니 고맙고 대견할 따름”이라며 웃었다.
양학선은 올해 초 찍은 가족사진을 평소 지갑 속에 넣어두고 다닌다. 힘들 때마다 그 사진을 꺼내 보며 따뜻한 위안을 얻는다. ‘한국체조의 별’은 아시안게임에서 부상 투혼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양학선은 가족의 정성스런 마음을 지렛대 삼아 금빛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