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팬들, 정말 대단하다.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야구 국가대표팀과 LG의 평가전. 타석에 김현수(두산)가 들어서자 팬들은 일제히 ‘DJ.DOC’의 ‘런투유’를 개사한 응원가를 함께 불렀다. 강민호(롯데)의 타석 때는 그의 테마송인 ‘노브레인’의 ‘넌 내게 반했어’ 앞부분을 합창했다.
야구팬들은 치열한 순위 싸움을 잠시 접어두고 ‘휴전협정’을 맺었다. 이날 3루 측에 운집한 프로야구 10개 구단(신생팀 KT 포함) 팬들은 국가대표 선수 모두를 응원했다. 인천 아시아경기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주최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KBO는 별도로 응원단을 조직하지 않는다. 이날 응원을 주도한 것은 김주일 KIA 응원단장 및 치어리더들이었다. 이번 대회 차량 후원사인 기아자동차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들은 27일 준결승전과 28일 결승전에서도 프로야구 10개 구단을 대표해 단체 응원을 이끌 예정이다.
연합 응원인 만큼 각 구단의 특색 있는 응원들이 대거 등장했다. 3회말 손아섭(롯데)의 타석 때 LG 투수 신동훈이 1루에 견제구를 던지자 관중은 일제히 “마”를 외쳤다. 관중이 한꺼번에 “마”를 외치는 것은 롯데 특유의 응원으로 상대 투수에게는 엄청난 위압감을 준다.
8회에는 한화 팬들의 전유물이었던 ‘육성응원’이 등장했다. 원래 한화 팬들은 육성으로 “최∼강∼한∼화”를 외치는데 이날은 구호가 “대∼한∼민∼국”으로 바뀌었다. 김주일 응원단장은 관중석을 향해 “평소에는 적이지만 아시아경기 때만큼은 같은 편이다. 모두 함께 대표팀의 금메달을 응원하자”고 말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이 사직구장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한국 프로야구의 응원 문화는 흥겨움으로 가득 차 있다. 모처럼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는 한국 야구 특유의 재미있고 역동적인 응원 문화를 다른 아시아 국가의 팬들과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태국과 첫 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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