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배구대표팀은 20일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벌어진 A조 1차전에서 인도를 56분 만에 세트스코어 3-0(25-5 25-12 25-13)으로 이겼다. 중국 선전에서 벌어졌던 AVC컵 대회 도중 발생한 많은 선수들의 부상으로 13일 귀국 이후 연습경기도 하지 못했던 대표팀으로서는 실전감각을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이날 승리보다 관심을 끈 것은 한송이의 몸 상태였다. 12일 벌어진 AVC컵 중국과의 결승전서 왼발목 부상을 당했던 한송이는 이날 인도전 1세트에 출전해 6득점 한 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 때 교체됐다.
이선구 대표팀감독은 14일 한송이의 출전여부를 묻는 질문에 “23일 태국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 팀의 전력상 서브리시브를 해줘야 할 선수가 부족해 한송이가 해주지 않으면 공격에서 손해 볼 상황이다. 한송이는 출전을 자원해 이 감독의 예상보다 빨리 실전투입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한송이는 경기 뒤 “아직 100%의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좌우 움직임에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터 이효희에 이어 대표팀에서 두 번째 선참이 된 한송이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4년 전 광저우대회 때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손안에 넣었던 금메달을 편파 판정으로 놓친 한을 풀어야 한다. 당시 중국은 첫 금메달(우슈)과 마지막 금메달(여자배구)을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종목에서 나오도록 스케줄을 마음대로 조정했다.
한국 여자배구는 1,2세트를 25-21 25-22로 이기며 중국의 꿈을 깨주는 듯 했지만 3세트부터 편파판정이 난무했다. 3세트를 10-25로 내주고 4세트도 중국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과 편파판정 탓에 17-25로 졌다. 5세트에서 한국은 김연경의 대각선 공격으로 14-12 매치포인트를 만들며 우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여기서 뼈아픈 서브리시브 실수가 나왔다. 듀스에 몰린 상황에서 한국이 선택한 운명의 토스는 한송이에게 갔지만 공격 아웃. 이어 리주엔의 스파이크 공격 성공으로 금메달이 날아갔다. 한송이는 큰 수건이 젖을 정도로 눈물을 쏟으며 코트를 빠져나갔다. 그로부터 4년. 한송이는 그날 밤의 일을 절대로 잊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