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아닌 신인 두 언니, 장미와 함께 활짝 피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3일 03시 00분


[인천아시아경기]
20대후반 첫 亞경기 곽정혜-이정은… 25m권총 김장미와 찰떡호흡 ‘金’

金 맛 어때요? 22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여자 25m 권총 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의 김장미, 이정은, 곽정혜(왼쪽부터)가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金 맛 어때요? 22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여자 25m 권총 단체전에서 우승한 한국의 김장미, 이정은, 곽정혜(왼쪽부터)가 시상대에서 금메달을 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사진공동취재단
김장미(22)는 스무 살이던 2012년 런던 올림픽 사격 여자 25m에서 금메달을 땄다. 어린 나이에 빛을 본 김장미와 달리 곽정혜(28·IBK기업은행)와 이정은(27·KB국민은행)은 오랜 시간 무명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이들 역시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단 적은 있다. 곽정혜는 20세에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고 이정은은 18세에 월드컵에 나갔다. 그렇지만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진 못했고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 같은 메이저 국제대회와도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인천 아시아경기는 20대 후반에 접어든 두 선수가 신인으로 출전한 첫 메이저 대회였다.

고참과 신예의 처지가 뒤바뀌었지만 세 선수는 찰떡호흡을 자랑했다.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 가며 고된 훈련을 함께 이겨냈다. 그리고 이들의 노력은 아시아경기 금메달이라는 선물로 돌아왔다.

김장미, 곽정혜, 이정은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22일 인천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대회 사격 여자 25m 권총 본선에서 1748점을 합작해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장미가 584점을 쐈고 곽정혜와 이정은은 각각 583점과 581점을 보탰다. 이들의 금메달로 한국 사격 대표팀은 전날 10m 공기권총에서 2관왕에 오른 김청용(17·흥덕고)에 이어 대회 세 번째 금메달을 따게 됐다. 2위와 3위는 각각 중국(1747점)과 인도(1729점)가 차지했다.

김장미, 곽정혜, 이정은은 본선 3위, 5위, 6위로 상위 8명이 출전하는 개인전 결선에도 진출했으나 모두 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김장미와 이정은이 25발에서 중도 탈락한 가운데 곽정혜만 결선 4위로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으나 오트리아딘 귄데그마(몽골)에게 시리즈 전적 3-7로 뒤져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곽정혜는 단체전 금메달에 대해 “서로 배려를 많이 한 덕분이다. 막내 장미는 똘똘하게 눈치껏 잘한다. 정은이도 매우 해맑다. 나는 그저 뒤에서 도와준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은 역시 “나이는 달라도 똑같이 친구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여자 10m 공기소총 단체전에서는 김설아(18·봉림고), 김계남(17·울산여상), 정미라(27·화성시청)가 합계 1241.6점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규정 어긴 무게추 중국 여자 사격대표팀 장빈빈의 총 개머리판 부분에서 발견된 무게추(점선 부분). 미세한 흔들림이 영향을 주는 사격에서 자세를 더 안정시켜 주는 무게추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규정 어긴 무게추 중국 여자 사격대표팀 장빈빈의 총 개머리판 부분에서 발견된 무게추(점선 부분). 미세한 흔들림이 영향을 주는 사격에서 자세를 더 안정시켜 주는 무게추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중국 대표팀은 논란 끝에 금메달을 땄다. 장비 복장 검사관은 본선 경기가 끝난 후 장빈빈의 개머리판 부근에서 무게추를 발견해 실격을 선언했다.

국제사격경기연맹(ISSF)의 소총 기술규칙에 따르면 ‘개머리판의 아래 부분에서 앞 또는 옆으로 돌출된 장비나 무게추는 사용을 금한다’라고 되어 있다. 무게추는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중국 대표팀은 즉시 소청 심판에게 이의를 제기했고, 3명의 소청 심판은 실격 판정을 번복했다. 소청 심판들은 “장빈빈에게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국제대회에서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규정 위반을 없었던 일로 해주는 사례는 보기 힘들다.

한 국제심판은 “만약 유럽 대회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100% 실격이다. 소청 심판 3명 중 2명이 중국과 대만 심판이라는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은메달을 받을 수 있었던 한국 대표팀은 결국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인천=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태극마크#김장미#권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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