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인천아시안게임 한국야구대표팀이 5전 전승 금메달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대만을 넘어야한다. 22일 홍콩전에서 모습을 드러낸 대만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지만 아직 발톱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 이번 대회 대만-홍콩전 경기감독관으로 나선 손혁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일본에서 뛰고 있는 천관위(요코하마)는 제구력을 바탕으로 공을 던져 경기를 풀어가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른 투수들도 제구가 향상됐다고 들었는데 유의해야 한다”며 경고했다.
● 투수들은 굿! 타자들은 글쎄….
예전 대만투수들의 특징은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는 투구를 주로 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출전한 대만 투수들을 지켜본 야구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제구력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요코하마에서 뛰고 있는 천관위나 미국 미네소타 산하 싱글A 소속 후즈웨이 등이 경계대상이다. 클리블랜드 산하 루키리그에서 뛰고 있는 쟝샤오칭은 시속 150km의 빠른 공과 더불어 구종이 다양하진 않지만 제구가 잘 된 변화구를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수에 비해 타자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차우찬은 “일단 영상으로만 봤고, 대만 타자들의 장타력을 주의해야 하지만 위력적인 타자는 딱히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손 위원도 “파워는 있지만 짜임새가 없어보였다. 홍콩전에 1번으로 나선 천핀지에(미국 볼티모어 산하 더블A)와 6번으로 나선 왕보롱(원화대학) 정도가 눈에 띄었을 뿐 다른 타자들은 위력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 분위기 뒤숭숭 대만, 그러나…
이번 대회 대만대표팀은 자국 언론마저 “역대 아시안게임 대표팀 중 가장 약체”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종 엔트리에 속해 있었던 왕웨이충(메이저리그 밀워키) 등이 팀에 합류하지 못하며 전력이 크게 약화됐기 때문이다. 대표팀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조직력도 약해졌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201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만 대표팀 멤버는 3명밖에 없다”며 새 얼굴이 대거 발탁된 사실을 귀띔했다. 실제 대만팀 선수들 평균 연령은 23.9세다. 주로 마이너리그 싱글A나 루키리그에서 뛰고 있는 젊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아시안게임에 걸려있던 병역면제혜택이 대회출전기간만큼 병역일을 제외시켜주는 방식으로 변경되면서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크게 떨어졌다. 최근에는 대만프로야구연맹(CPBL) 총재가 사퇴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전력구성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류 감독은 “대만은 역시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며 “문학구장은 잠실이나 사직보다는 홈런이 잘 나온다. 대만이 홍콩전서 홈런을 때리지 못했지만 저쪽(대만)도 힘 있는 타자가 있는 만큼 최소 실점을 해야 한다”고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