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이 확실시되는 여자대표팀과 달리 남자핸드볼의 금메달로 가는 길은 첩첩산중이다. 24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이란∼오만을 차례로 만나는 본선리그부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대표팀은 여기서 2위 안에만 들어도 4강에 올라간다. 그러나 꼭 전승을 거둬 1위로 4강에 올라가는데 대표팀은 사활을 걸고 있다. 왜냐하면 반대 리그에서 1위가 확실한 카타르를 4강에서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아시아선수권 우승국 카타르는 스페인, 스위스, 튀니지, 쿠바 등 다국적 선수들을 오일머니로 데려와 국적을 주고 다국적 대표팀을 구성했다. 엔트리 16명 중 14명이 귀화선수로 알려졌다. 대표팀 감독부터 세계선수권 우승경험을 가진 스페인 출신이다. 대표팀 김태훈 감독은 24일 선학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전을 22-18로 승리한 직후, “이란을 꺾고 4강에 조1위로 올라 (상대조 2위가 유력한)바레인과 만난 뒤, 결승에서 목숨을 걸고 카타르와 붙고 싶다”고 말했다. 이란과 바레인은 지난 2월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의 세계선수권티켓을 앗아갔기에 복수혈전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아시아선수권 4강 진출 실패라는 치욕을 되갚아야 될 김 감독은 이겼음에도 24일 사우디전 직후 얼굴이 밝지 않았다. “체력적인 부분을 염려했는데 선수들이 긴장을 많이 했다. 쉽게 이겨야 될 경기인데 정의경, 박중규 등 주축 선수들부터 실수가 많았다. 선수들이 연습했던 패턴을 전혀 해주지 못했다. 가지고 있는 기량의 50%도 발휘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실제 대표팀은 올초 바레인 아시아선수권에서 두 차례나 쉽게 이겼던 사우디를 맞아 전반에 불과 2점을 앞섰고(12-10), 후반 한때 19-18까지 쫓기다 가까스로 이겼다. 그나마 골키퍼 이동명이 고비 때마다 선방을 펼쳐줬고, 이은호가 6골을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