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드민턴 에이스 이용대(26·삼성전기)와 유연성(28·수원시청)의 인천아시안게임 2관왕 도전은 아쉽게 좌절됐다. 올림픽이 아닌 아시안게임이지만 남자복식 세계랭킹 1·2위의 맞대결.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남자복식 선수들이 2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자웅을 겨뤘다. 결과는 이용대-유연성 조의 1-2 패배. 그러나 이용대는 “이렇게 많은 관중들이 오실지 몰랐다.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해 무척 죄송할 뿐이다. 그러나 잊지 못할 공부를 했다. 올림픽까지 오늘 경기를 가슴에 품겠다”고 다짐했다.
대한민국 이용대-유연성 조와 인도네시아 헨드라 세티아완-모하메드 아산 조는 유니폼의 국기 문양이 다를 뿐 강점이 매우 비슷한 복식조다. 그만큼 셔틀콕은 날카롭게 코트 구석구석을 노렸고 네트를 절묘하게 오갔다. 경기 전 이득춘 대표팀 감독은 “헨드라는 네트 플레이가 굉장히 뛰어나다. 네트 앞에서 이용대와 어떤 승부를 하느냐에 오늘 경기가 많은 것이 걸려있다”고 말했다.
1세트에서 이용대-유연성 조는 상대의 실수를 파고들며 10-6까지 앞서나갔다. 그러나 헨드라의 예리한 공격과 빈틈없는 수비에 흔들리며 12-17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용대-유연성 조는 복식 파트너가 된 지난해 10월부터 헨드라-모하메드 조에게 5승 1패로 앞섰다. 그러나 이날 인도네시아조의 수비는 한층 빨랐고 강력했다. 결국 1세트를 16-21로 패했다.
2세트에서 이용대-유연성 조는 상대 실수를 유도하며 점수를 쌓았고 더 파워 있는 공격을 시도하며 21-16으로 이겼다. 운명의 3세트. 지난 1년간 국제대회에서 6번이나 만나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고 그리고 많은 것이 비슷한 상대와 승부는 1점, 1점이 치열했다. 3-3, 4-4, 5-5. 6-6, 7-7로 팽팽한 공방이 이어졌고 헨드라-모하메드 조가 연이은 실수를 저지르며 11-9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세계랭킹 1·2위간의 결승전이었다. 경기는 15-15 동점으로 종반을 맞았다. 이용대-유연성 조는 17-17 상황에서 연이어 수비 실수를 범했고 결국 17-21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용대는 경기 직후 “욕심 때문에 패한 경기다. 자주 이겼던 상대인데 접전이 이어지자 생각이 많아졌다. 경기장에 빈 자리가 없었다. 관중들에게 죄송할 분이다”고 아쉬워했다. 유연성은 “상대가 작은 바람이라도 잘 이용하는 팀이다. 차분히 네트플레이를 하며 파고든 공격을 막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