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양궁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가리지 않고 한국선수단의 전통적 메달밭으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해왔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양궁의 위용은 명불허전이었다. 28일 남녀 리커브 개인전과 단체전을 끝으로 인천아시안게임 일정을 마무리한 한국양궁은 금 5개, 은 3개, 동 1개 등 총 9개의 메달을 수확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그동안 강세를 보이지 못했던 컴파운드 종목에서도 금메달과 은메달을 2개씩 획득한 것이다. 컴파운드는 이번 아시안게임부터 양궁 세부종목에 포함됐다. 비록 올림픽에선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지만, 컴파운드는 세계선수권과 양궁월드컵 등 양궁 메이저대회에선 정식종목으로 자리 잡아 급속도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 컴파운드 저변은 취약한 편이어서 제대로 대표팀을 구성한지 채 2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우리 여자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 단체전 우승과 최보민(30·청주시청·사진)의 개인전 금메달로 ‘신궁 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단단히 한몫했다.
국내 컴파운드 선수들은 대부분 리커브에서 전향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대개 리커브 내 치열한 경쟁에서 밀렸거나 부상으로 인해 리커브 활시위를 더 이상 당기기 힘들었던 선수들이다. 최보민도 어깨 수술 이후 은퇴를 고민하다가 어깨에 부담이 덜한 컴파운드로 전향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최보민의 2관왕 등극은 리커브에서 컴파운드로 활을 바꾼 선수들에게 훌륭한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리커브에서도 강세는 이어졌다. 여자대표팀 정다소미(24·현대백화점)는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새로운 양궁여왕의 탄생을 알렸다.
남자양궁에선 리커브와 컴파운드를 통틀어 금메달 1개를 따냈다. 남자리커브대표팀은 단체전 준결승에서 중국에 가로막혀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3·4위전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한 남자 컴파운드의 경우 애당초 메달 기대종목이 아니었다. 남자양궁의 유일한 금메달은 리커브 개인전에서 나왔는데, 간판스타 오진혁(33·현대제철)이 결승에서 중국 용지웨이와 접전을 펼친 끝에 정상에 오르며 남자양궁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양궁은 인천에서도 리커브의 여전한 경쟁력과 더불어 컴파운드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며 성공리에 대장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