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인천아시안게임이 열리는 29일 인천 송도글로벌대학교체육관. 경기장에선 이색 스포츠 경기가 장내 아나운서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진행됐다. 방글라데시와 한국여자대표팀이 맞붙은 카바디라는 종목이다. 카바디는 ‘숨을 참는다’는 의미로 인도의 전통투기. 술래잡기와 피구 그리고 격투기를 혼합한 스포츠라고 보면 된다. 레이더라고 불리는 공격수가 상대 진영으로 들어가 상대 선수를 터치하거나 라인을 찍고 돌아오면 1점을 얻는다. 남자부는 1990베이징아시안게임, 여자부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서 아직 메달 구경을 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 열린 인천아시아무도경기대회에서 가능성을 엿봤다. 남녀대표팀 모두 동메달을 따내며 결승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남자부는 28일 일본을 꺾고 순항을 시작한 반면 여자는 이날 경기에서 방글라데시에 18-30으로 졌다. 종주국 인도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가 남아있지만 실력 차이가 있어 사실상 준결승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광저우대회에 참가한 바 있는 주장 조현아(26·헵타킬)는 “우리와 다른 스타일의 방글라데시를 맞아 어려움을 겪었다. 작년 동메달을 따면서 자만했던 것 같다”며 어린선수들을 다독였다. 윤유리(21·동아대)는 “경기에서 져서 속상하고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고 눈물을 보였다.
카바디 선수들은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안고 있지만 당당했다. 조현아는 “선수들이 카바디 운동만으로 생활할 수 없어 대표팀 일비가 지급되지 않는 3∼4개월은 파트타임을 뛴다. 백화점이나 공장일 등 안 해 본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10광저우대회 때는 숙소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에는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어린 선수들과 호흡을 1년 이상 꾸준히 맞췄다”고 소개했다. 윤유리도 “카바디를 알고 경기에 푹 빠졌다. 더 좋은 선수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