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까지 남은 경기는 단 두 판.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노리는 여자배구 대표팀 이선구 감독의 시나리오대로 착착 맞아 떨어지고 있다.
30일 오후 7시30분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벌어지는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과 대망의 결승전만 잘 넘기면 한국 여자배구는 원하는 금메달을 품을 수 있다. 중국에서 벌어진 AVC 컵대회 때 예상치 않은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비상등이 켜졌지만 고비를 잘 남겨왔다.
이선구 감독은 13일 귀국 직후 선수들의 몸 상태를 감안해 훈련일정을 줄였다. 연습경기는 생략하고 부상치료에 전념했다. 선수들끼리의 가벼운 훈련으로 감각을 유지하면서 피로회복에 더 신경을 썼다.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하는 김연경과 한송이에게는 경기 상황에 따라 출전과 휴식을 배려해줬다. 어깨상태가 좋지 못한 김연경과 제2의 공격옵션 역할을 해줘야 하는 이재영의 발목 상태가 심각했기에 최대한 많은 시간을 주며 치료에 매달렸다.
이재영은 대표팀의 유니폼 후원사를 위한 행사 때도 빼주며 집중치료를 받게 했다. 그 덕분에 빨리 상태가 좋아졌다. 30일 한일전 출격도 가능하지만 이 감독은 결승전을 대비한 마지막 카드로 남겨둘 생각이다. 이선구 감독은 이번 대회 일정을 확정된 뒤 전력투구해야 할 경기와 쉬어갈 경기를 구분했다. 20일의 첫 경기 인도전은 1세트에 김연경 한송이를 투입해 경기감각만 익히게 한 뒤 두 번째 테크니컬 타임아웃 때 뺐다. A조 예선 라운드에서 가장 중요했던 23일 태국과의 경기는 이겨야만 하는 경기였다. 전력투구했다. 한송이가 서브리시브에서 제 역할을 해주면서 3-0 승리를 따냈다. 준결승전의 파트너로 일본을 선택하기 위해서 반드시 조 1위를 차지해야 한다고 계산했고 결국 뜻대로 됐다.
25일 일본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는 김연경이 압도적인 힘을 과시하며 3-0 승리를 이끌어냈다. 준결승전을 앞둔 기 싸움에서 상대를 제압했다. 예선 3경기 모두 3-0으로 이긴 한국 여자배구는 27일 홍콩과의 경기 때 김연경과 한송이에게 휴식을 주면서 3-0으로 이겼다. 이제 남은 2경기에서 김연경을 최대한 활용하고 상황에 따라 이재영을 조커로 투입해 상대의 블로킹에 혼선을 줄 수 있는 베스트 라인업을 갖췄다. 시나리오의 결말은 10월 2일 오후 7시30분부터 송림체육관에서 벌어지는 결승전에서 완성된다. 희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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