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 우승, 한국 24년만의 금메달… 182cm 근육질… 국제경쟁력 갖춰
‘여제’ 이순자 개인 銅 이어 단체 銀
카누 대표 조광희(21·울산시청)는 ‘기대주’라는 낱말이 딱 어울리는 선수다. 한국은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 때 금메달 3개를 딴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아예 출전도 못했다. 그러나 조광희는 키(182cm)가 크고 체격이 건장해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도 힘도 밀리지 않고 기술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연히 국내에서는 적수를 찾기가 힘들었다. 동료 선수들에게 물어보면 “성격이 정말 좋다”는 말부터 나오는 조광희는 “2등요? 고등학교 때 한두 번은 해본 것 같아요. 나머지는 다 1등이었어요”라며 웃었다.
이제는 아시아 1등이다. 조광희는 29일 경기 하남 미사리 카누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아시아경기 카누 1인승 200m 결승에서 35초464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조광희는 천인식이 베이징 대회에서 3관왕에 오른 뒤 24년 만에 아시아경기 카누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선수가 됐다. 조광희는 가죽으로 둘러싼 배에 앉아 막대기 양쪽 끝에 달린 패들을 번갈아 젓는 카나디안(카약)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날 조광희는 런던 올림픽 때 우승자의 기록(36초246)보다 더 빨랐다. 경기장마다 물살과 바람이 달라 기록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조광희가 국제 경쟁력을 갖췄다는 증거는 될 수 있다.
조광희는 이날 통화에서 충청도 억양이 섞인 말투로 “정말 안 믿겨요. 진짜 금메달을 땄다는 게 실감이 안 나요. 중학교(부여중) 1학년 때 카누를 권유해준 친구 생각이 나요”라며 “당연히 부모님과 엔리케 (대표팀) 코치님께 제일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 기사에 ‘충남의 아들’이라고 써주세요. 충남은 전국체육대회에서도 늘 카누 1, 2위를 다투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000∼2012년 전국체전에서 12연패했던 ‘카누 여제’ 이순자(36·전북체육회·사진)는 이날 1인승 500m에서 동메달을 딴 데 이어 4인승 500m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4년 전 광저우 대회 때 노메달 수모를 당했던 한국 카누 대표팀은 이날 메달 3개를 획득하며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