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쓰는 HE-스토리] 박종현 “만 46세? 아직도 정면승부 욕심”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0월 3일 06시 40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광고 카피는 박종현에게 딱 어울린다. 쉰 살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강한 선수를 만나면 정면승부 의욕이 샘솟는다는 그는 경륜계의 영원한 청년이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광고 카피는 박종현에게 딱 어울린다. 쉰 살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강한 선수를 만나면 정면승부 의욕이 샘솟는다는 그는 경륜계의 영원한 청년이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노장 스프린터 박종현

아내 선수출신…아들 세계J사이클 金
올해 11번 입상 중 5번 선행으로 질주
“힘이 있는 한 선행…최고령 현역 목표”

한국경륜을 대표하는 선수들인 인치환, 유태복, 김동관, 홍석한 등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장 존경하는 선수로 박종현(46·6기)을 꼽는다는 점이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화끈한 선행으로 경주를 주도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는다고 한다. 그들의 말처럼 박종현의 자전거는 세월을 거슬러 달린다. 올해도 6월까지 특선급에서 활약했고, 11번의 입상 중 5번(41.7%)이 선행이었다. 박종현은 8월 열린 세계주니어사이클선수권 스프린트에서 우승한 박제원(17)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페달인생을 아들에게 대물림한 것이다.

-아버지가 뛰는 무대에서 아들이 금메달을 땄다.

“1985년 독일 세계J대회에서 출전했다 예선탈락 했다. 내 한을 아들이 대신 풀어준 셈이다. 제원이를 2006년에 사이클 트랙 강국 호주로 유학을 보냈는데,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현재 호주 신기록을 세우며 호주 랭킹 1위로 활약하고 있어 귀화 유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이클 올림픽 첫 메달리스트 꿈을 위해 태극마크를 버리지는 않을 거다.”

-아내도 사이클 선수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고교와 대학시절 트랙 한국신과 비공인 아시아신을 세웠던 최심미(44)다. 아내가 중학생 선수였을 때부터 눈여겨봤다. 유학을 다녀왔을 때, 의정부 YMCA 체육교사로 재직 중이던 아내가 여전히 솔로라는 얘기를 듣고 찾아가 프러포즈를 했다. 현재 아내는 아들 제원의 뒷바라지를 위해 딸과 함께 호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사이클 선수가 된 계기는.

“자전거 타는 걸 좋아해 수원 연무중 사이클부에 가입했다. 현재 경륜사업본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명수씨가 당시 스승이다. 청소년, 시니어대표팀에서 활약했고 한체대 졸업후 학자가 되기 위해 독일로 유학을 갔다. 귀국 후 대학교 은사의 권유로 늦은 나이였던 30세에 경륜훈련원에 지원했다.”

-쉰 살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선행 승부가 많다.

“쓸 데 없는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도 있는데 손쉬운 입상전략을 세워라’는 조언을 받기도 하지만, 기량이 좋은 선수들을 만나면 정면승부 욕구가 불끈 솟는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마크나 추입도 구사하겠지만, 힘이 남아있는 한 선행에 주력하고 싶다. 몸 관리를 잘해서 최고령 현역선수로 뛰고 싶다.”

-즐겨먹는 음식은.

“독일 유학 시절 많이 먹었던 스파게티를 지금도 즐긴다. 당시 김치를 1년 동안 찾지 않을 정도로 서양음식에 잘 적응했다. 그래서 지금은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한다. 세종팀 동료들과 오전훈련이 끝나면 카이스트 구내식당을 찾아 야채 닭가슴살 스파게티를 자주 먹는다. 9년째 ‘기러기 아빠’ 생활 탓에 평소엔 간편한 음식이 좋다. 체력 보강을 위해 단백질 파우더와 홍삼을 챙겨먹는다.”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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