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은 역시 오승환이었다. ‘돌부처’ 오승환(32·한신·사진)이 일본프로야구에서도 특급 마무리실력을 발휘하며 첫 정규시즌을 마쳤다. 오승환은 1일 마쓰다스타디움에서 열린 한신의 시즌 최종전인 히로시마전에서 4-2로 앞선 8회말1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해 1.2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팀의 승리를 지켜내며 시즌 39세이브를 수확했다. 그의 첫 시즌 성적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 첫해부터 기록이란 기록은 다 갈아 치웠다
오승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2년간 최대 총액 9억엔(약 95억원)에 한신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 2억엔, 연봉 3억엔, 연간 인센티브 5000만엔의 조건이었다.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역대 한국인 중 최고의 조건이었다. 오승환은 제대로 몸값을 해냈다. 39세이브(2승4패)로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에 오르면서 갖가지 역사를 새롭게 썼다.
우선 역대 한신 외국인투수 사상 최다 세이브(종전 벤 리베라 28세이브)를 넘어섰고, 역대 일본프로야구 외국인투수 첫해 최다 세이브(종전 2000년 주니치 에디 게일러드·2011년 히로시마 데니스 사파테 35세이브)를 돌파하며 신기원을 개척했다. 그의 행보는 일본프로야구뿐만 아니라 한국야구사에서도 큰 의미가 있었다. 절친한 선배 임창용이 2008년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역대 한국인 일본프로야구 진출 첫해 최다 세이브(33)’를 뛰어넘었고, 내친 김에 삼성시절 스승인 선동열 현 KIA 감독이 일본진출 두 번째 시즌인 1997년 주치니시절 작성한 ‘역대 한국인 일본프로야구 시즌 최다 세이브(38)’도 뛰어넘었다.
● 한국의 오승환과 일본 오승환은 다르지 않았다
오승환은 일본에서도 압도적이었다. 올 시즌 그의 기록을 보면 한국프로야구 기록인지, 일본프로야구 기록인지 모를 정도로 흡사하다. 그는 한국에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9년간 활약했는데 일본에서 기록한 39세이브라면 개인적으로 47세이브를 기록한 2006년과 2011년, 40세이브를 달성한 2007년에 이어 4번째로 좋은 수치다. 지난해(28세이브)와 2012년(37세이브) 기록을 넘어섰다. 방어율 역시 한국시절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올 시즌 64경기(데뷔 후 최다경기)에 등판해 66.2이닝(2007년 이후 최다이닝)을 던지면서 방어율 1.76을 기록했다. 지난해(1.74)와 거의 같은 수치이며, 한국프로야구 개인통산 방어율(1.69)과 거의 차이가 없다. 9이닝당 탈삼진은 10.94개로 지난해 한국 무대(9.41개)보다 더 많았다.
그러나 오승환은 성공적인 수치에 도취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에 마음이 쓰이는 모양이다. 시즌 최종전이 끝난 뒤 “올해 39세이브를 올렸지만 블론세이브도 6개가 있어서 아쉬웠다. 내년에는 블론세이브를 줄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