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양궁의 대들보’ 오진혁(33·현대제철·사진)은 1일 서울 모 병원에서 어깨 정밀검진을 받았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그의 몸 상태는 좋지 않았다. 무수히 활시위를 당기는 동작을 반복하면서 직업병이 생긴 것이다. 바닥에 누우면 확연히 드러날 정도로 견갑골이 앞으로 튀어나와 있고, 연골 상태가 좋지 않아 어깨를 움직이는 것 역시 뻑뻑하다. 3개월에 한 번씩 윤활유 역할을 하는 주사를 맞고 훈련했을 정도다.
사실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었다. 이미 2011토리노세계선수권대회 직후부터 이상을 느꼈다. 의사는 “일반인라면 수술을 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깨를 감싸는 근육의 3분의 2가 찢어져 들려 있었다. 현재도 3분의 1 정도로만 간신히 버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2런던올림픽과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진혁은 “사실 올해는 정상 컨디션의 50∼60%에 불과했다. 아시안게임에선 운이 많이 따랐다”고 말했다.
어깨 통증 속에 교과서적인 폼도 서서히 바뀌어갔다. 어깨 앞쪽 근육을 주로 쓰다보니, 활을 쏠 때 예전에 비해 팔꿈치가 앞으로 나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활을 몸쪽에 붙여서 쏴야 정확도가 높은데, 몸이 벌어진 것 같다. 아픈 쪽을 쓰지 않으려고 몸이 반응한 결과다. 당연히 기록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오진혁은 전국체전(10월 28일∼11월 3일·제주) 이후 본격적으로 재활과 기술훈련을 병행하며 내년 시즌에 대비한다. 육체적으로는 스트레칭 밴드를 활용해 몸 밖으로 나온 견갑골을 넣고, 아픈 부위 주변의 근력도 보강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틀어진 자세도 점검할 계획이다. 오진혁은 “최근엔 앞쪽 근육만 쓰고 있어서 뒤쪽 근육을 특히 발달시켜야 할 것 같다. 나이를 먹다보니 더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더 부지런해져야 정상을 지킬 수 있다”며 2015세계선수권과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