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용병이 왔다는 것은 그 팀에 무언가 중대한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반전을 노리고 데려온 선수라 주위의 기대치가 높다는 것도 불리한 조건이다. 구단 입장에서도 실패 위험이 높기에 대체용병에 세게 베팅하기 어려운 현실도 있다. 대체용병 성공사례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은 필연에 가깝다.
그런데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대체용병 성공 사례가 유독 눈에 많이 뛴다. SK 밴와트, 넥센 소사 등이 대표적이다. 메이저리거 출신인 레이예스를 대신해 후반기부터 가세한 밴와트는 ‘트리플A 출신인데다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평가절하와 달리 막상 뚜껑을 열자 SK 필승카드로 기능하고 있다. 3일까지 9승1패의 경이적인 승률을 올리고 있다. 방어율 수준급(3.11)이다. SK가 레이예스를 포함해 스캇과 울프까지 야심 차게 뽑았던 용병 셋이 모두 나가는 대재앙 속에서도 4강 싸움을 계속 벌일 수 있는 일등공신이다. 1승만 더 얻으면 10승부터 자격 요건이 생기는 승률왕 타이틀까지 도전해볼만한 페이스다.
나이트의 대체 용병으로 들어온 넥센 소사도 9승2패를 거두며 에이스 밴헤켄과 확고한 선발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다. 소사의 방어율을 5.11에 달하지만 타력의 팀 넥센에 딱 들어맞는 이닝이터형 투수다. 길게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승리를 얻을 기회도 늘어나고, 넥센 불펜진의 부담도 덜어준다. 소사는 시즌 막판까지 밴와트와 승률왕 경쟁을 벌일 수 있다.
두산의 마야(2승2패 방어율 4.87)도 시간이 흐를수록 한국 무대에 적응하는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완투능력을 보여준 한화 타투스코와 다급하게 뽑았던 KIA 토마스도 기대 이상이다. 대체 용병이 검증된 활약을 보여주면서 이 선수들과 재계약을 할지, 더 나은 경력의 용병선수를 뽑을지를 놓고, 시즌 후 구단들의 행복한 고민도 깊어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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