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 지키려는 유재학, 아시아 제패가 부메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9일 03시 00분


모비스 3연속 챔프 노리지만 대표팀서 5개월간 지도했던
김종규-김선형 등 몰라보게 커… LG-SK-인삼공사도 우승 넘봐

모비스는 11일 개막하는 올 시즌 프로농구에서 새로운 코트의 역사에 도전한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누구도 해본 적이 없는 3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지난 2년 연속 코트를 평정한 유재학 모비스 감독(사진)은 “일단 6강 진출이 목표”라고 몸을 낮췄다. 괜한 엄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유 감독은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을 12년 만의 아시아경기 정상으로 이끄느라 5개월 동안 팀을 비웠다.

김재훈, 조동현 코치가 ‘만수’ 유재학 감독을 대신해 시즌 대비를 하며 대만 존스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아무래도 모비스 특유의 탄탄한 조직력을 완성시키는 데는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 게다가 모비스는 뒷돈 요구로 물의를 빚은 로드 벤슨(207cm)을 퇴출시켜 골밑의 높이가 낮아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 감독의 냉철한 지도력 아래 잠재력 있는 신인들을 선발한 모비스를 여전히 우승 후보로 꼽고 있다.

모비스의 타이틀 방어 전선에는 아시아경기에서 유 감독의 지도에 힘입어 실력을 끌어올린 대표선수 출신들이 ‘부메랑’처럼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LG 김종규, SK 김선형은 소속팀을 정상으로 이끌 기대주다. 이상범 전 대표팀 코치가 인삼공사 감독 시절 사상 첫 프로농구 우승을 이룰 때 멤버로 이번 아시아경기 금메달 주역인 인삼공사의 오세근, 양희종, 박찬희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이상범의 아이들’이다. 특히 인삼공사는 오세근이 입대 6개월 만에 병역 혜택으로 컴백하게 돼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LG, SK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 올 시즌 선수 구성에 큰 변화가 없어 대권 후보로 꼽힌다. 뛰어난 지략과 리더십으로 유명한 전창진 감독을 앞세운 KT는 좀처럼 수비하기 힘든 개인기를 지닌 마커스 루이스와 국내 최고 슈터로 성장한 조성민 전태풍 등 주전들이 건재하고 후보들도 고르게 기량을 끌어올렸다. 조성원 KBS 해설위원은 “인삼공사는 벤치 싸움에서 다른 팀에 비해 무게가 떨어진다. 오리온스는 1순위로 지명한 이승현의 프로 적응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박건연 MBC 해설위원은 “상향 평준화 속에 정말 백중세가 예상된다. 가장 안정된 팀으로는 LG를 꼽고 싶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모비스#유재학#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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