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한강변에 온정이 달린다, 젊음이 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10일 03시 00분


2014 서울달리기대회 12일 스타트

사랑이 달린다. 젊음이 달린다.

12일 오전 8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출발해 뚝섬 한강시민공원으로 골인하는 하프코스와 청계천을 돌아 서울광장으로 되돌아오는 10km 코스에서 열리는 2014 서울달리기대회(서울시 동아일보 공동주최)는 초가을 유일하게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마라톤 축제다. 청계천변과 한강변을 달려 도심 속의 청정 레이스로 불리는 서울레이스는 최근 2가지 특색을 더 갖췄다. 바로 사랑과 젊음이다.

먼저 이 대회는 ‘마라톤은 사랑입니다’를 실천하는 장이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의 ‘팀 월드비전’은 8년째 사랑의 레이스를 펼친다. 나눔 달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월드비전 친선·홍보대사인 배우 이광기 씨와 후원자 200여 명이 함께 10km 코스를 달리며 ‘에티오피아 희망프로젝트’를 홍보한다. 이 씨의 지인인 개그맨 손헌수 씨도 레이스에 동참한다.

에티오피아 희망프로젝트는 에티오피아 아르시 지역의 빈곤 가정에서 태어나 마라톤으로 희망을 이어가는 유망주를 돕는 자선프로그램이다. 에티오피아가 마라톤 강국인 점을 감안해 유망주들이 돈 걱정 없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2007년부터 서울국제마라톤과 서울달리기대회 참가자들이 낸 후원금은 많은 유망주들에게 꿈을 심어줬다. 월드비전은 온·오프라인에서 모금 행사를 진행한다. 온라인은 페이스북 ‘팀 월드비전’에서 하고 있고, 오프라인은 대회 현장에서 단기 및 장기 후원자를 모집한다.

2014 서울달리기대회에서 3년 연속 시각장애인의 레이스 도우미로 나서는 이순우 우리은행장(오른쪽). 동아일보DB
2014 서울달리기대회에서 3년 연속 시각장애인의 레이스 도우미로 나서는 이순우 우리은행장(오른쪽). 동아일보DB
이순우 우리은행장은 시각장애인들의 레이스 도우미로 나선다. 우리은행은 2011년부터 시각장애인과 함께 레이스를 하고 있는데, 이 행장은 2012년부터 3년 연속 레이스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행장을 포함해 임직원 29명이 VMK한국시각장애인마라톤 클럽 회원들과 1m의 길잡이 끈을 손에 묶고 함께 달린다. 우리은행은 또 임직원 500여 명이 함께 달리며 사랑과 건강을 다진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젊은층의 참가자가 대회 전체 참가자의 절반을 넘었다. 1만여 명의 참가자 중 57%인 5700여 명이 20대와 30대다. 또 10km 참가자가 7000여 명으로 긴 거리보다는 짧은 거리를 달리는 추세가 계속됐다. 특히 10km의 경우 참가자 중 30%가 넘는 2100여 명이 젊은 여성들이다. 최근 마스터스 마라토너들은 3월에 열리는 서울국제마라톤대회 등 일부 메이저대회를 빼고는 풀코스보다 하프코스와 10km를 더 많이 달리고 있다. 여성 달림이들의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한편 보다 넓고 쾌적한 출발을 위해 올해부터 출발점과 출발 방향이 바뀌었다. 지난해까지 서울광장 옆 을지로 쪽 도로에서 무교동 쪽으로 출발했는데 올해부터는 서울광장 옆 세종대로에서 광화문 쪽으로 출발한다. 10km 골인지점은 서울광장 옆 을지로 쪽 도로로 지난해와 같다. 출발할 때 세종대로 한쪽 차로는 통제하지 않아 차량 통행에는 지장이 없다. 서울달리기대회는 주로 청계천과 한강변을 달리기 때문에 극히 일부 구간만 교통 통제가 이뤄진다.


▼ “안전하게 완주하는 건강한 축제로” ▼

박원순 시장 “보행친화구역 확충”


“서울의 가을, 그 절정을 느끼는 시민들의 축제가 되길 바랍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은 9일 “2014 서울달리기대회는 차들만 다니던 서울의 심장부를 두 발로 달리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함께 발을 맞춰 달리다 보면 일상적으로 봐왔던 서울의 풍경도 새로운 매력으로 느껴질 것”이라며 “자동차의 위협이나 방해 없이 시민 여러분이 주인공이 돼 거리를 마음껏 누비길 기대한다”고 했다. 서울을 걷기 좋고 달리기 좋은 사람 중심 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마라톤이 열리는 세종로 일대는 자동차가 지배했던 ‘자동차 중심의 거리’에서 이제 시민이 걷고 뛰고 함께 나누는 ‘사람 중심의 거리’로 변했다”며 “서울시 전체를 자동차보다 보행자가 우선인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친화구역으로 바꿔 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마라톤에서 중요한 건 기록이 아닌 완주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안전”이라며 “기록이나 승부에 연연하기보다는 안전하게 완주하는 건강한 레이스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통제구간 불편 없게 500여명 배치” ▼

구은수 서울경찰청장


“시민들이 청명한 가을 날씨를 만끽하면서 안전하게 서울 도심을 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사진)은 9일 “2014 서울달리기대회는 세종대로와 청계천로 등 서울 주요 도로에서 1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회인 만큼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찰도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12일 서울달리기대회 진행을 위해 탄력적으로 도심 교통을 통제한다. 서울시청 앞→청계광장(오전 7∼9시) 통제를 시작으로 하프코스인 서울광장→청계천로→제2마장교 구간은 오전 7시 50분부터 9시 10분까지 통제한다. 10km 코스 참석자들을 위해서는 서울광장과 청계천로, 무학교까지 이어지는 양방향 통행을 오전 7시 50분부터 오전 10시까지 순차적으로 통제한다.

경찰은 교통경찰과 모범운전자 등 500여 명을 대회 현장에 배치해 교통 관리에 나선다. 서울 시내 곳곳에 교통통제 시간과 통제 구간을 안내하는 입간판 200여 개를 설치하고, 12일에는 교통방송을 통해 실시간 도로 통제 상황을 안내할 계획이다.

구 청장은 “달리기에 나선 참가자들이 포기 유혹을 뿌리치고 완주하는 것처럼 서울경찰 역시 선진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2014 서울달리기대회#마라톤#이순우#시각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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