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작성부터 학위까지 일련의 과정서 부정” IOC선수위원 임기 채우기 위한 ‘시간 끌기’ 논란
새누리당 문대성(38) 의원이 학교법인 국민학원을 상대로 낸 ‘박사학위 취소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패소했다. 서울북부지법 제12민사부(김대성 부장판사)는 16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 역시 원고가 부담하라고 판결했다.
문 의원 측이 제기한 쟁점은 크게 3가지였다. 당사자로부터 논문 사용에 대한 승인을 받았고, 자신의 논문 작성이 2006년 말 종료됐기 때문에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서 정한 진실성 검증 시효(2007년 3월 1일 이후)가 도과했으며, 국민대의 표절 결정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타인의 연구 결과물을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채 그 타인의 승인만 얻어 사용하는 경우에는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서 정한 표절에 해당한다. 원고의 연구 부정행위는 2006년 논문 작성부터 2007년 8월 박사학위를 받기까지 일련의 과정에 걸쳐 이루어졌으므로 진실성 검증 시효도 도과되지 않았다. 정치적 의도로 표절 결정을 했다는 주장도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국민대 측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피고측 법률대리인 정승일 변호사는 “표절 개념을 정립할 때는 자신의 연구와 남의 연구를 구별했냐는 것이 핵심이다. 재판부가 정확하게 판단했다”고 밝혔다. 문 의원 측은 판결문 송달 이후 2주 이내 항소할 수 있다. 만약 문 의원이 1심 판결에 불복해 2심, 3심이 이어진다면 법원의 최종 판단까지 약 1년의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표절 결론을 뒤집을 결정적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문 의원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에 대해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임기를 채우기 위한 ‘시간 끌기’용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IOC 윤리위원회는 한국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문 의원의 표절 관련 조사를 연기한다는 입장이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선수위원에 당선된 문 의원의 임기는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까지다. 만약 최종 판결 이후 윤리위원회가 재가동된다고 해도 전례를 볼 때 IOC는 엄중경고 수준의 조치를 취할 공산이 크다. 결국 문 의원은 선수위원 임기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대 관계자는 16일 “만약 IOC의 요청이 있다면 1심 판결 내용을 IOC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