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마산구장 3루 관중석 뒤덮은 ‘유광점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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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7시 10분 서울역을 출발해 마산역으로 향하는 KTX 483열차는 ‘유광점퍼’를 입은 LG 팬들로 넘쳐났다. 겉감을 유광 처리해 유광점퍼라고 부르는 LG의 봄가을 점퍼는 LG 팬들에게 가을야구의 상징과 같은 옷이다.

NC와 LG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이날 홈팀 NC를 열심히 응원한 ‘마산아재들’ 못지않게 마산구장을 뜨겁게 달군 건 먼 길을 달려온 LG 팬들이었다.

정규시즌에 마산구장을 찾는 LG 팬은 많아야 200명 안팎이다. 하지만 이날 3루 측은 유광점퍼 차림으로 ‘무적 LG’라는 문구가 쓰인 노란 수건을 흔드는 LG 팬들로 가득했다. 만원 관중(1만3000명)의 3분의 1은 되어 보였다. LG 관계자는 “4000명 정도의 팬이 전국 각지에서 응원을 온 것 같다. 정규시즌에는 조그만 섬 같았던 LG 응원단이 모처럼 NC 팬들에 맞서 대등한 응원을 펼칠 수 있었다”고 했다.

LG 팬들이라면 그럴 만했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LG 팬들은 가을에 유광점퍼를 입을 일이 없어 보였다. 성적이 하위권으로 곤두박질친 데다 김기태 감독마저 자진 사퇴하면서 추락을 거듭했다.

하지만 5월 13일 양상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LG는 거짓말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더구나 최종 4위를 확정한 것은 정규시즌 최종일인 17일에서였다. MBC 청룡 시절부터 골수 LG 팬으로 창원에 거주하는 고은석 씨(33·회사원)는 “살면서 오늘처럼 많은 LG 팬들이 마산구장을 찾은 건 처음 봤다. 올해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LG가 가을잔치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LG의 대승 뒤에는 이처럼 뜨거운 ‘팬심(心)’이 자리하고 있었다.

창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NC#LG#준플레이오프#유광점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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