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53) NC 타격코치는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다. 그러나 타격에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냉정하다. 나성범(24)이 1군 데뷔 2년 만에 타자의 꿈이라는 타율 3할-30홈런-100타점 고지를 밟았지만 “이제까지 잘 해줬지만 지금보다는 기복을 줄여야한다”고 선을 긋곤 했다.
김 코치는 생애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을 시작하는 제자에게도 덕담보다 따끔한 일침으로 선전을 기원했다. 김 코치는 “기술적인 부분보다 오버하지 말고 차분하게 경기에 임했으면 한다”고 했다. 물론 현재 나성범의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나성범은 2014인천아시안게임 준결승전에서 슬라이딩을 하다가 다친 무릎 때문에 가을야구를 앞두고 훈련량이 충분하지 않았다. 시즌 마지막 2경기에 출장했지만 계속해서 뛴 선수보다 경기감각도 떨어져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 코치는 “이유를 불문하고 (나)성범이가 잘 해줘야한다”고 책임감을 부여했다. “아직까지 한참 좋았을 때보다 스윙이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차분하게 타석에서 임하고, 오버하지 않는다면 가지고 있는 힘과 재능이 뛰어난 선수이기 때문에 잘 할 것이다. 그리고 성범이가 역할을 해줘야 우리 팀 타선이 유기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게 김 코치의 생각이었다.
팀을 위해서만이 아니다. 김 코치는 선수로서 나성범의 미래를 위해 “첫 단추가 중요하다”고 했다. 김 코치는 “앞으로 성범이는 큰 경기에 자주 나갈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며 “그때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제 스윙을 하기 위해서는 첫 포스트시즌에서 단추를 잘 꿰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스승의 바람대로 나성범은 생애 첫 가을야구 무대였던 1차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때려냈다. 김 코치는 박수로 축하해줬지만 “성범이의 야구는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다시 강조하며 긴장의 고삐를 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