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9년차 김승혁(28)이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내며 성공시대를 만들고 있다. 코오롱 제57회 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 정상에 오르며 우승상금 3억원을 거머쥐었다.(사진) 생애 첫 상금왕 등극도 넘보고 있다.
김승혁은 27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대회 5일째 4라운드 잔여 경기에서 14번 홀부터 5개 홀을 모두 파로 막아내며 최종합계 2언더파 282타를 쳐 노승열(이븐파 284타)을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대회 3번째 우승을 노린 양용은은 공동 6위(2오버파 286타)로 경기를 마쳤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김승혁은 지난해까지 8년간 1승도 챙기지 못하면서 긴 무명시절을 보냈다. 올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 5월 SK텔레콤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10월에는 일본프로골프(JGTO) 도카이클래식 정상에 올라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우승을 맛봤다. 이번 우승으로 올해만 3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또 우승상금 3억원을 보태 시즌 총상금 5억4820만9000원으로 박상현(4억1290만원)을 제치고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남은 대회는 헤럴드-KYJ챔피언십과 신한동해오픈 등 2개라 김승혁의 상금왕 등극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14번 홀부터 잔여 경기를 시작한 김승혁은 15번 홀까지 파를 기록하며 우승에 다가섰다. 16번 홀(파3)에서 위기를 맞았다. 티샷이 짧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2번째 샷마저 홀 7m를 지나갔다. 파 세이브가 쉽지 않았지만, 먼 거리 퍼트를 그대로 홀에 떨어뜨리며 타수를 지켜냈다. 17번 홀(파4)에서도 2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하는 위기를 맞았지만, 3번째 샷으로 그린에 오른 뒤 3m 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김승혁은 “예전에는 마음이 앞섰고 욕심만 냈다. 지능적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과감하기만 했다. 첫 우승 전까지는 압박감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첫 우승 후 마음이 편해졌다. 올해 그런 점이 달라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