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28일 야후돔에서 열린 한신과의 일본시리즈 3차전에서 4번 1루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3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의 ‘요술방망이’에 힘입어 한신을 5-1로 누르고 시리즈 상대전적을 2승1패로 만들었다.
● 가을사나이 본능 꿈틀
이대호는 한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가을사나이’ 본능을 발휘하고 있다. 1차전에서는 침묵했지만 2차전 승리에 결정적인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시동을 걸더니, 3차전에서는 방망이가 폭발했다.
이대호는 첫 타석이었던 1-0으로 앞선 1회 1사 2루서 상대선발 후지나미 신타로의 시속 151km짜리 직구를 밀어쳐 우전안타를 쳐냈고, 3회 1사 1루에서는 후지나미의 시속 131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전안타를 때려냈다.
앞선 두 타석에서는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진 못했지만 이대호의 방망이는 좀처럼 식을 줄을 몰랐다. 그는 3-0으로 앞선 6회 2사 만루서 타석에 들어서 구원투수 사이우치 히로아키와 3볼-2스트라이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2타점짜리 중전적시타를 때려냈다. 점수를 5-0으로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안타였다. 3연속 경기 타점을 올리며 중심타자다운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
● “중심타자 존재감? 책임감!”
이대호는 3차전을 앞두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차전에서는 홈런을 친 것보다 나머지 3타석에서 안타를 치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한 바 있다. 승기를 가져오는 천금같은 홈런포를 쳐내고도 더 잘 치고 싶은 욕심을 드러낸 것이다. 소프트뱅크 아키야마 고지 감독도 이방인임에도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뛰는 이대호의 책임감에 깊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그를 4번 타순에 고정시킨 게 그 증거다. 사령탑의 믿음에, 선수는 팀에 가장 중요한 경기인 일본시리즈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보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