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PO 2차전서 시원한 반격
신, 폭포수커브로 넥센 타선 농락
7이닝 10K 2피안타 1실점 쾌투
8회 1사까지 10K 3실점 밴헤켄 압도
타선도 1점차 앞선 8회 6득점 지원
1승 3패에 평균자책점 6.66. 28일 넥센과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한 LG 투수 신정락의 정규시즌 성적은 평범하다 못해 초라해 보인다. 신정락은 기복이 심하다. 컨디션이 좋은 날에 그의 공은 건들기도 힘들다. 반면 그렇지 않은 날에는 난타당하기 일쑤다.
올해 가장 좋았던 경기는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던 6일 NC전이었다. 신정락은 그날 NC 타선을 7과 3분의 1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8회 1사 후 손가락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오지 않았다면 노히트노런도 노려 볼 만했다.
신정락은 당일 컨디션의 좋고 나쁨을 주무기인 커브를 통해 구분한다. 그는 “커브가 스트라이크존으로 날카롭게 들어가면 그날은 좋은 날이다. 커브가 스트라이크존에서 빠지면 안 좋은 날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날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선 어땠을까. 2010년 전체 1순위로 LG에 입단했을 때부터 그를 지켜본 한 관계자는 “내가 본 것 중에 최고의 커브와 직구를 던졌다. 노히트를 기록했던 6일 NC전보다도 더 구위가 좋았다”고 했다.
이날 신정락의 커브의 위력은 넥센 5번 타자 강정호와의 대결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국가대표 유격수 강정호는 올해 타율 0.356에 40홈런, 117타점을 기록한 강타자다. 그런 강정호를 상대로 신정락은 3연타석 삼진을 빼앗았다. 세 번 모두 헛스윙 삼진이었는데 매번 결정구는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였다.
7회 이택근과의 대결에서도 인상적인 장면이 나왔다. 사이드암 투수인 신정락의 커브는 오른손 타자가 보기에는 등 뒤쪽으로 날아오는 느낌을 준다.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이택근에게 던진 신정락의 커브는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해 삼진이 됐다. 그런데 이택근은 몸을 움찔하면서 아예 방망이를 휘둘러 보지도 못했다. 이택근은 허탈한 웃음을 지은 채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7회 1사 후 유한준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할 때까지 신정락이 허용한 안타는 단 1개였다. 이후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신정락은 7이닝 2피안타 무4사구 1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삼진은 10개나 뽑았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당연히 그의 차지였다.
LG는 2-1로 간발의 리드를 지키던 8회초 공격에서 안타 3개와 볼넷 4개, 희생플라이 한 개를 묶어 대거 6득점하며 승리를 결정지었다. 9-2로 이긴 LG는 플레이오프 전적을 1승 1패로 맞췄다. 넥센 선발 밴헤켄도 7과 3분의 1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잘 던졌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양 팀의 3차전은 30일 오후 6시 반부터 LG의 안방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 양 감독의 말 ▼
▽양상문 LG 감독=오늘 신정락의 구위가 좋았다. 밴헤켄이 내려가는 순간 공격이 좀 되지 않을까 했는데 맞아떨어졌다. 한현희 조상우가 올라왔을 때 타자들이 침착하게 기다린 것이 대량 득점으로 이어지며 승패를 갈랐다.
▽염경엽 넥센 감독=밴헤켄이 좋은 투구를 해줬는데 타격의 힘이 안 따라줬다. 정규시즌처럼 타선이 터질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다. 4, 5점만 내면 승산이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매번 잘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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