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김평호(51·사진) 주루코치는 야구계에서 잘 알려진 ‘베테랑’이다. 올해 삼성에 합류해 팀 도루 1위에 올려놨다. 161개를 기록하며 95개(8위)를 성공시킨 작년과 확실히 달라졌다. 김상수가 53개로 도루왕을 차지했고, 박해민(36개 성공)도 언제든지 뛸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누상에 나간 선수들에게 신뢰를 불어넣으면서 적극적인 주루를 강조한다. 도루를 실패해도 내 탓이지 선수는 두려워할 게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죽으면 내 탓”이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도루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넥센이 플레이오프에서 4개의 도루를 기록했고, LG와 NC가 준PO에서 각각 2개와 1개씩을 성공시켰다. 특히 PO 4차전 서건창의 도루 외에는 무관심 도루나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도 도루는 나오지 않았다. 김 코치는 “신중한 경기운영 탓이다. 서로를 이미 잘 알고 분석도 잘 이뤄진 상황이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을야구’라고 해서 달라질 건 없다. 그는 “상황에 따라 하던 대로 언제든 뛸 준비는 돼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코치는 플레이오프 4경기에 전력분석원으로 파견(?)됐다. 그리고 얻은 결론은 같다. 그는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점검하려고 경기를 직접 봤는데 시즌과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1차전에선 3회 선두타자 김상수가 출루하면서 도루 타이밍을 엿봤다. 나바로의 홈런이 터지면서 시도조차 하지 못했지만 승부처에서 순간순간을 들여다본다. 그는 “나바로의 홈런도 김상수가 살아나가면서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투수를 급하게 만들고, 주자를 신경 쓰면서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게 만들면 성공이다”고 밝혔다. 김 코치는 선수들을 믿고 또 자신을 믿는다. “스스로를 믿고 뛰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