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무너질 사자군단이 아니었다. 삼성이 나바로와 이승엽의 홈런포와 선발투수 윤성환의 역투로 넥센을 격파하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대구에서 2차전까지 1승1패 균형을 이루면서 한국시리즈(KS)는 무조건 잠실구장(5∼7차전)에서 우승팀을 가리게 됐다.
삼성은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7even세븐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KS 2차전에서 7-1로 낙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 대구구장 고별전. 1차전 패배를 만회해야하는 삼성으로선 더더욱 승리에 대한 열망이 컸다.
1차전에서 침묵한 타선이 터지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가 공격의 첨병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같은 넥센 선발투수 헨리 소사를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를 치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나바로가 박한이의 중견수 플라이 때 3루까지 진출하자 채태인이 좌중간 2루타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나바로의 타격감은 뜨거웠다. 2회말 2사 3루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을 날려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전날 1차전에 이어 KS 2연속경기 홈런. 그러자 ‘국민타자’ 이승엽이 3회말 2사 2루서 소사의 초구 낮은 직구를 장쾌한 우중월 2점홈런으로 연결했다. 스코어는 단숨에 5-0. 2차전 승부의 추는 급격히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이승엽은 이로써 개인통산 포스트시즌 14호 홈런을 기록하면서 타이론 우즈(전 두산)를 제치고 포스트시즌 최다홈런 부문 단독 1위로 나섰다. 삼성은 이어 박해민이 사구로 출루해 도루로 2루까지 진출하자 이지영이 좌전 적시타를 날려 스코어를 6-0으로 만들었고, 6-1로 앞선 8회말 최형우의 적시타로 7점째를 뽑아냈다.
넥센 소사가 2.2이닝 만에 홈런 2방을 포함해 6실점하며 무너진 것과 대조적으로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은 특유의 다양한 팔색구와 컴퓨터 제구력으로 넥센 타선을 요리해나갔다. 7이닝 동안 100개의 공을 던지며 4안타(1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면서 KS 2차전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개인통산 KS 3승째(1패). 삼성은 안지만에 이어 임창용이 1이닝씩 컨디션 점검을 했다.
넥센은 박병호의 홈런포가 가동된 점이 위안거리였다. 박병호는 0-6으로 뒤진 4회초 중월 솔로홈런을 날리면서 생애 첫 KS 홈런을 기록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