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감독이 우리 팀에 올 때 너무 기뻤어요. 대학농구 최고 스타가 오는데 정말 무조건 잘해주자고 했던 기억이 나요.”
프로농구 KT 전창진 감독과 SK 문경은 감독은 20년 전 한 팀 식구가 됐던 사이다. 전 감독은 1986년 삼성전자 농구단에 입단한 뒤 주무로 변신해 팀의 살림살이를 도맡았다. 전 감독은 1994년 구단 전체가 나서 라이벌 현대를 제치고 당대 대학농구 최고의 스타인 연세대 졸업반 문경은을 스카우트하는 데 성공하면서 프런트로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전 감독이 1999년 삼보(현 동부) 코치로 이적하기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문 감독은 1997년 프로 출범 후 네 시즌을 삼성에서 활약했다.
주무와 코치로 지켜본 선수 ‘문경은’도 대단했지만 지도자 ‘문경은’도 높이 평가했다. 전 감독은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SK전에 앞서 “SK의 전력이 참 좋다. 10점 차 정도로만 져도 좋겠다”고 말했다.
6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KT는 3연승의 SK를 맞아 초반 고전했지만 전 감독은 선수들을 다그치지 않고 차분하게 팀플레이를 주문했다. KT는 2쿼터 막판과 3쿼터 초반 연속 8점을 성공시키며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높이와 힘을 갖춘 SK의 공격력에 점수 차가 벌어졌다. KT는 두 용병의 수비 실수가 잦았다. 4쿼터 2분 28초를 남기고 송영진 오용준 전태풍 등 고참 트리오의 활약으로 2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SK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말려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SK는 KT를 72-61로 꺾고 4연승으로 동부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라섰다. KT는 7연패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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