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8개월의 대장정을 마쳤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무명들의 돌풍과 새로운 1인자의 탄생, 그리고 신예들의 가세로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2014년 KPGA 투어를 정리해본다.
● 개막전부터 시작된 무명 돌풍
2014년 KPGA 코리안투어는 무명 돌풍으로 시작했다. 4월 20일 끝난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프로 9년차 이동민(28)이 데뷔 첫 승을 신고하며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후 첫 우승자의 탄생이 거듭됐다. 박준원(28·코웰)은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처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이어 김승혁(28)이 SK텔레콤오픈에서 프로 데뷔 9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김우현(23·바이네르)은 해피니스 송학건설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의 꿈을 이뤘고, 군산CC오픈에선 주흥철(33)이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생애 첫 축포를 쐈다. 일본에서 활동 중인 황중곤(22)은 올해 처음 열린 매일유업오픈에서 초대 챔피언으로 등극하며 국내 첫 승을 신고했다. 마지막으로 투어 3년차 이형준(22)은 헤럴드 KYJ 투어챔피언십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위너스클럽에 가입했다. 이동민부터 이형준까지 올해 첫 우승을 기록한 선수는 모두 7명으로 KPGA 투어 14개 대회의 절반을 차지한다.
● 김우현 2주 연속 우승…박상현, 김승혁도 2승
2014시즌 KPGA 코리안투어는 유난히 숫자 ‘2’와 인연이 많았다. 6월 해피니스 송학건설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김우현은 이어진 보성CC클래식에서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2주 연속 챔피언이 됐다. 2012년부터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김우현은 첫해 상금랭킹 56위, 2013년 상금랭킹 44위로 평범했다. 그러나 올 시즌 개막과 함께 가장 ‘핫’한 선수로 등장했다. KPGA 투어의 2주 연속 우승 기록은 2007년 김경태(28·신한금융그룹) 이후 무려 7년 만이었다. 김경태는 당시 토마토저축은행오픈과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연속 우승했다.
올해는 특히 2승자가 많이 나왔다. 김우현이 가장 먼저 2승 고지에 올랐고, 박상현(31·메리츠금융그룹)이 바이네르오픈과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승혁도 5월 SK텔레콤오픈 이후 5개월 만인 10월 코오롱 한국오픈 정상을 밟으며 2개의 우승트로피를 가져갔다.
● 김승혁, 코리안투어 1인자로 우뚝
2014년 KPGA 코리안투어의 주인공은 단연 김승혁이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2005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김승혁은 올 시즌 전까지 무명에 가까웠다. 9년 만에 꽃을 피웠다. 5월 SK텔레콤오픈에서 김경태(28·신한금융그룹), 이태희(30·러시앤캐시)와 우승을 다툰 김승혁은 막판까지 계속된 추격을 뿌리치고 데뷔 첫 우승을 지켰다. 우승 직후 상승세는 거침이 없었다. 10월 초에는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도카이클래식에서도 우승하며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첫 승을 기록하는 겹경사를 맛봤다.
김승혁의 우승행진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0월 26일에는 국내 최고 상금이 걸려있는 코오롱 한국오픈을 제패하며 명실상부한 1인자로 우뚝 섰다. 특히 김승혁은 시즌 마지막 대회로 열린 신한동해오픈에선 박상현을 극적으로 제치고 대상(시즌 MVP)을 확정하며 상금왕(5억8914만2333원)까지 시즌 2관왕을 달성했다. 상금왕과 대상 동반 석권은 2009년 배상문(28·캘러웨이) 이후 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