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구단, 포스팅 응찰액 수용
샌디에이고서 200만달러 제시… 예상보다 적지만 본인 뜻 존중
홈구장, 홈런 적은 투수친화형
SK 에이스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SK는 12일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최고 응찰액 200만 달러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동아일보DB
메이저리그를 향한 김광현(26)의 도전이 어렵게 첫 관문을 통과했다. SK는 12일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최고 응찰액인 200만 달러(약 21억9000만 원)를 수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최고 응찰액을 통보받은 뒤 예상보다 적은 금액에 고민에 빠졌던 SK는 이날 “김광현이 ‘(낮은 응찰액에) 자존심이 상하긴 하지만 큰 무대에서 도전해 보고 싶다. 기회를 달라’고 하더라. 김광현의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고 수용 배경을 설명했다. 김광현은 “어릴 때부터 꿈꿨던 기회가 주어졌다. 기회를 잘 살려 실력으로 검증받는 선수가 되겠다. 신인 같은 마음으로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이날 김광현의 포스팅 낙찰 구단이 내셔널리그의 샌디에이고라고 보도했다. 샌디에이고는 좌완 투수 김광현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팀이다. 홈구장인 펫코파크는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가운데 가장 투수 친화적이다. 올해 101개로 가장 적은 홈런이 터진 구장인 데다 우완보다 좌완 투수들이 얻어맞은 홈런이 더 적은 곳이기도 하다. 투수들의 피안타율도 0.224로 가장 낮다. 게다가 샌디에이고 버드 블랙 감독(57)은 현역 시절 7차례나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우수한 좌완 출신이다.
문제는 연봉이다. 포스팅 액수가 적어 연봉도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샌디에이고는 2014 시즌 팀 연봉이 8625만5096달러로 30개 구단 가운데 22위였다. LA 다저스의 3분의 1 수준의 팀 연봉이다.
한편 김광현은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시도한 6번째 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들의 포스팅 역사는 순탄치 않았다. 1998년 한국 선수 중 처음으로 포스팅을 시도했던 LG 이상훈은 최고 응찰액 60만 달러에 계약을 포기했다. 삼성 임창용도 2002년 포스팅에서 65만 달러를 제시받아 메이저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임창용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뒤 일본 프로야구를 거쳐 2012년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에 진출한 첫 한국 선수는 가장 낮은 금액을 제시받았던 최향남(당시 롯데)이다. 최향남은 2009년 101달러를 제시한 세인트루이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과 계약을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진출만을 바라봤던 최향남은 결국 꿈의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의 포스팅 ‘흑(黑)역사’는 2012년 류현진이 LA 다저스로부터 2573만7737달러33센트를 제시받으며 막을 내렸다. 메이저리그 역대 가장 높은 포스팅 응찰액을 기록한 선수는 일본의 다르빗슈 유로 2011년 텍사스로부터 5170만3411달러를 제시받았다.
이에 따라 김광현의 포스팅 응찰액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적은 응찰액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뒤 좋은 활약을 보이는 선수들도 많다. 2011년 밀워키에서 응찰액 250만 달러를 제시받은 외야수 아오키 노리치카가 대표적이다. 한 시즌 뒤 캔자스시티로 이적한 그는 올해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는 등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다.
:: 포스팅 시스템 ::
한일 프로야구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 최고 응찰액을 써낸 구단에 우선 협상권을 주는 비공개입찰제도. 포스팅 참여 자격을 얻기 위해 한국 선수는 프로 진출 후 7시즌을 거쳐야 하는 반면 일본 선수는 1시즌만 뛰어도 된다. 선수의 소속 구단은 우선 협상을 거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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