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SK 문경은 감독(43·사진)은 시즌 전만 해도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문 감독은 “우리는 선수 변화가 거의 없다.
전술의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에 초반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당했던 문 감독의 목소리는 시즌 개막 후
잠잠해졌다. SK는 초반 치른 6경기에서 3승 3패로 중위권을 밑돌았다.
하지만 SK는 최근 9경기에서 8승 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11승 4패로 공동 2위까지 치솟았다.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던 문 감독의 얼굴도 다시 환해졌다. 시즌
초반 문 감독의 계산이 어긋난 것은 코트니 심스가 부상으로 2주 동안 결장한 데다 주전 가드 김선형도 인천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딴
뒤 허탈한 심리와 체력 저하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탓이다.
SK의 분위기 반전에는 심스의 복귀, 김선형의 정상
가동과 함께 궂은일을 하면서 득점까지 가세하는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큰힘이 됐다. 문 감독은 “최부경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허리
역할을 하는 포워드인 김민수, 박상오가 살아났다. 2년 차를 맞은 박승리까지 뭔가를 알고 코트에 나서 든든하다. 요즘 분위기는
예전에 정규리그 우승할 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0.1점을 기록하고 있는 김민수는 최근 3경기 연속
20점 이상을 넣었다. 가끔 수비 전문으로 출전했던 박승리도 출전 시간이 10분 가까이 늘어날 만큼 문 감독의 신임을 받으면서
16일 LG와의 경기에서는 14점을 보탰다. 박상오 역시 비시즌 동안 끌어올린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제몫을
다하고 있다.
SK는 20일 모비스, 23일 동부와 맞붙는다. 두 팀 모두 SK가 1라운드에서 패했던 상대들이다.
문 감독은 “핑계는 아니지만 인정할 수 없는 패배였다. 이번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SK의 가세로 선두
경쟁이 더욱 뜨겁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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