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등 영국의 주요 매체들은 20일(한국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제프 블래터 회장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 그렉 다이크 회장의 2018·2022월드컵 개최지 선정 비리의혹 관련 조사서 원본 공개 요구를 거절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앞서 AP통신 등은 18일 “다이크 회장이 ‘FIFA는 조사서 원본 공개를 통해 신뢰 회복을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전한 바 있다.
FIFA는 2018러시아월드컵과 2022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비리의혹이 불거지자, 2년 동안 사실관계를 조사해왔다. FIFA 윤리위원회 수석 윤리조사관인 마이클 가르시아 변호사는 최근 FIFA에 430쪽 분량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FIFA 윤리위원회 심판관실은 13일 “조사 결과 큰 문제가 없다. 조사를 사실상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FIFA는 보고서를 42쪽으로 줄여서 발표했고, 가르시아 변호사가 “FIFA의 보고서는 오류투성이”라고 반박하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이에 블래터 회장은 19일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비리를 저지른 이들을 스위스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오히려 블래터 회장은 원본에 대해 “FIFA와 FIFA가 위치한 스위스의 법을 어기면서까지 보고서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우리는 숨길 것이 없으며, 할 수 있는 일을 다 했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FIFA는 비리 사실을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