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제9구단 NC는 1군에 데뷔한 지난해 9개 팀 가운데 7위를 한 데 이어 올해 3위를 차지하며 ‘선배’ 구단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NC의 주전 선수들을 보면 ‘막내’와는 거리가 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이 있고 2012년 이맘때 ‘신생구단 창단 지원책’에 따른 특별지명을 통해 얻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마산에서 열린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의 선발 타순은 1번 박민우, 2번 김종호, 3번 이종욱, 4번 테임즈, 5번 나성범, 6번 이호준, 7번 모창민, 8번 손시헌, 9번 김태군이었다. 이 가운데 김종호, 모창민, 김태군이 특별지명으로 NC에 온 선수들이다. NC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선수는 박민우와 나성범뿐이다.
내년 1군에 데뷔하는 KT가 2년 전의 NC처럼 특별지명을 앞두고 있다. KT를 제외한 각 구단은 24일까지 20명의 보호선수 명단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해야 한다. KT는 이를 바탕으로 29일까지 9개 구단에서 보호선수를 제외한 선수 1명씩을 지명해야만 한다. 물론 공짜는 아니다. 선수 1명당 10억 원씩 총 90억 원을 써야 한다. 효용 가치가 떨어지는 선수라고 판단해도 9개 구단 모두에서 1명씩 데려와야 된다. NC는 2년 전 80억 원을 들여 투수 4명과 야수 4명을 영입했다. 마운드(이승호, 송신영, 고창성, 이태양)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방망이(김종호, 모창민, 김태군, 조영훈)는 NC의 선전에 큰 기여를 했다. 제주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고 있는 KT 조범현 감독은 “각 구단의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예상해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등 다각도로 특별지명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호선수 20명은 결코 많지 않다. 1군 주전 멤버뿐 아니라 유망주들까지 단속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팀이 늘어 프로야구 규모가 커지는 것은 좋지만 힘들게 육성한 선수를 내주는 데다 상대 전력을 키우는 것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쓰리다”고 말했다.
2000년 쌍방울을 인수해 재창단한 SK는 70억 원을 들여 강병규 등 다른 구단 선수 7명을 데려왔지만 대부분 제 몫을 하지 못했다. SK는 그해 8개 팀 중 가장 낮은 승률(0.338)을 기록했다. 2015년의 KT는 2000년 SK와 2013년 NC 중 어느 쪽에 가까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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