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200만 달러 밑도는 금액 예상 양현종 “연봉협상 기회라도” 도전 의지 야구계 “한국프로야구 자존심 생각해야”
“(양)현종아, 더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자!”
KIA가 처음으로 양현종(26)에게 이번 포스팅을 거절하자는 입장을 전했다. 오현표 KIA 운영실장은 24일 양현종과 만나 이같은 구단의 뜻을 전했다. 미국에서 최고 입찰금액을 써낸 구단이 미네소타와 텍사스로 엇갈리고 있지만 포스팅 금액은 김광현(26·SK)을 영입하기 위해 샌디에이고가 써낸 200만 달러 이하다.
KIA는 팀의 에이스, 그리고 한국야구의 자존심을 생각해서라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양현종은 “미국 구단과 연봉협상의 기회만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직접 그 쪽 구단이 생각하는 가치, 기대를 듣고 판단하고 싶다”고 답해 결론은 나지 않았다.
야구계에서는 ‘헐값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리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선발투수다. 최근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갖춘 장원준(롯데)은 올해 10승 9패 방어율 4.59를 기록했다. 같은 좌완투수지만 나이는 양현종, 김광현보다 세 살 많다. 올해 성적도 양현종(16승 8패 방어율 4.25)과 김광현(13승 9패 방어율 3.42)보다 뛰어 나지 않았다. 그러나 FA시장에서 장원준을 놓고 60억원, 70억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삼성 장원삼은 4년 60억원에 계약했다. KIA와 SK가 양현종, 김광현급 선수 한 명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최소 70억원 이상의 돈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15억∼22억원의 돈을 받고 메이저리그 팀에 에이스를 보내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이냐에 많은 의문이 따른다.
한 야구계 고위인사는 “1998년 김기태 감독, 김현욱 코치 2명의 트레이드 금액이 20억원이었다. 한 명에 10억원 씩 잡아도 지금 물가로 20억∼30억원이다. FA 때 어떤 선택을 하든 그건 개인 자유지만 최소한 한국프로야구의 자존심은 생각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현장에서는 ‘헐값’으로 김광현의 메이저 리그행을 허락한 SK의 선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SK는 야구 마니아인 그룹 오너일가 한 명이 “해외진출을 무조건 허락 한다”고 결정해 실무진이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했다는 게 중론이다.
일부에서는 빅리그 도전의 꿈이 크다면 자존심도 지키고 실익도 얻으며 선수의 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는 일본프로야구를 메이저리그로 가는 징검다리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