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플레이어·베스트11 공격수 기쁨 세배 최강희 감독 3번째 감독상…포항 김승대 신인상
올해 한국프로축구 최고의 별은 이동국(35·전북현대)이었다.
한국축구를 대표해온 베테랑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산토스(수원삼성), 차두리(FC서울)를 따돌리고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상금은 1000만원.
기자단 투표(유효 112표)에서 이동국은 101표(90.2%)를 획득해 차두리(6표·5.4%)와 산토스(5표·4.5%)를 압도했다. 이동국의 MVP 수상은 2009년과 2011년에 이은 통산 3번째로, K리그 역대 최다 기록이다. 이전까지 이동국은 축구국가대표팀 신태용 코치(2회·전 성남일화)와 최다수상 타이를 기록했다.
아주 만족할 만한 시즌은 아니었다. 기록만 놓고 보면 이동국은 빈손에 가까웠다. 13골·6도움(31경기)에 그쳤다. 정규리그 막판 오른쪽 종아리 근육을 다쳐 조기에 시즌을 접은 데 따른 아쉬운 결과였다. 마지막까지 경합했던 득점왕은 산토스(14골)에게 돌아갔고, 도움왕도 팀 후배 이승기(10회)가 차지했다.
그러나 이동국의 이번 수상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남다른 팀 내 역할 덕분이다. 주장 완장을 찬 그는 탁월한 리더십으로 동료들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숱한 시련 속에 쌓인 내공의 힘이 컸다. 어지간한 선수라면 주저앉을 만한 심각한 부상도 꿋꿋이 이겨냈고, 상대적으로 많은 나이를 비아냥거리는 시선도 당당하게 받아내며 실력으로 K리그 최고임을 입증했다. 전북 최강희 감독도 우승트로피를 품에 안은 뒤 일등공신으로 이동국을 뽑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우리가 이 자리(정상)에 설 수 있는 건 어려울 때나, 힘들 때마다 후배들을 독려하고 잘 다독여준 좋은 선배(이동국)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좋은 선배 선수는 분위기가 좋을 때도 빛을 발하지만, 위기에 봉착했을 때 더 크게 역량이 드러나는 법”이라고 제자를 칭찬했다.
기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날 이동국은 2개의 큰 상을 더 받았다. 축구팬들의 온라인 투표로 선정하는 아디다스 올인 판타스틱 플레이어(용품 500만원 상당)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베스트11 공격수(상금 300만원)도 차지했다. 이동국은 MVP에 오른 해마다 판타스틱 플레이어로도 선정돼 의미를 더했다.
“상은 받으면 받을수록 좋다”던 이동국의 시선은 이미 내일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난 젊어 경기에 출전할 때 힘들단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그라운드에선 나이가 아닌 실력이 우선”이라며 변함없는 의지를 보인 뒤 “부상 상태는 많이 좋아졌지만 근력이 약해져 있다. 무리한 재활은 2차 손상의 우려도 있어 상황을 꾸준히 체크하며 몸 상태를 보겠다”며 조심스럽게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