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연봉 계약이 늦어지고 있다. 꼴찌에서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최종 3위에 안착한 팀으로서는 조용한 행보다. LG 관계자는 연봉협상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이미 선수들은 모두 한 차례씩 만났다”며 “올해까지 계약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지만 조율해야 할 선수들이 남아있다. 저마다의 관점과 생각이 다르지만 대신 내년 시즌 연봉에 대한 2가지 기준은 명확하다”고 선을 그었다.
첫째 연봉 총액이 커진다. 2014년 LG의 연봉 총액은 64억4700만원. 2013년에 비해 28.6% 올랐다. 평균 연봉도 1억2164만원으로 삼성(1억405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내년 시즌 연봉 총액은 더 높이 책정했다. LG 백순길 단장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선수들이 노고를 높이 사 연봉 파이를 키우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둘째 불펜투수들의 연봉책정을 단순히 숫자로 계산하지 않는다. LG 관계자는 “야구는 보이는 기록이 전부가 아니다. 예를 들어 불펜투수가 3연속 경기에 등판하거나, 혹 등판하지 않더라도 불펜에서 연습투구를 했다면 투수는 데미지를 입는다. 연봉 책정할 때 그 부분도 염두에 두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LG는 시즌 초반 꼴찌였다. 양상문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조금씩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막판 SK와 4위 경쟁을 벌이면서 극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LG가 극적인 드라마를 쓸 수 있었던 이유는 강력한 불펜진 덕분이었다. 올 시즌 LG 불펜진은 최강불펜이라는 삼성을 제치고 구원 방어율 1위(4.22)를 차지했다. 류제국(9승7패)과 우규민(11승5패)을 제외하고 이렇다할 선발이 없는 상황에서 불펜투수들의 뒷문을 단단히 막아주면서 팀을 지탱했다. 봉중근이 마무리로서 30세이브, 방어율 2.90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이동현이 23홀드, 방어율 2.73으로 셋업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유원상(16홀드), 신재웅(8홀드)과 정창헌(8홀드)도 빼놓을 수 없는 감초들이었다. 구단도 이들의 공을 높이 사 연봉 고과에 최대한 반영할 예정이다. 매일 대기해야 하고, 불펜에서 적지 않은 공을 던지면서 쉼 없이 몸을 풀어야하며, 중요한 순간에 많은 부담을 안고 등판하는 등 피로도가 높은 포지션의 특성까지 고려해 후한 보상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