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농구에도 ‘검은 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12월 30일 06시 40분


프로배구에 이어 남자프로농구 현역 선수도 승부조작 브로커로부터 협박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구단의 자체 신고 접수를 받은 KBL은 곧바로 클린스포츠 통합콜센터에 고발 조치했다. 스포츠동아DB
프로배구에 이어 남자프로농구 현역 선수도 승부조작 브로커로부터 협박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구단의 자체 신고 접수를 받은 KBL은 곧바로 클린스포츠 통합콜센터에 고발 조치했다. 스포츠동아DB
■ “승부조작 눈감아 줄테니 현금 달라”
현역 선수 공갈협박 문자 받고 신고

KBL, 클린스포츠 통합콜센터에 고발
전 구단 사무국장 회의 통해 정보공유
선수들 유사 피해 여부 구단별 조사도
관계자들 “협박브로커 일벌백계 필요”

프로배구에서 ‘승부조작의 악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가운데 남자프로농구에서도 불법도박 브로커로부터 현역 선수가 협박성 문자를 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KBL(한국농구연맹)은 곧바로 이를 공론화하고 발 빠른 대처에 나섰다.

KBL은 29일 “A구단 B선수에게 불법도박 관련자로부터 접촉이 있었다는 자체 신고를 받아 국민체육진흥공단 클린스포츠 통합콜센터에 고발 조치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B선수는 낯선 휴대폰 번호를 통해 공갈협박성 문자를 받은 뒤 소속구단인 A구단에 알렸고, A구단도 절차에 따라 KBL에 이를 통보했다. B선수는 ‘네가 과거 승부조작에 관련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를 눈 감아줄 테니 이에 상응하는 대가로 현금을 내놓아라’는 내용의 협박 문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L 관계자는 “A구단으로부터 통보를 받고 10개 구단 사무국장 회의를 긴급 소집해 이 같은 정보를 공유했다”며 “현재 파악된 바로는 해당 선수는 전혀 문제가 없음에도 협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통합콜센터 고발 조치와 별도로, KBL 차원에서 알려지지 않은 비슷한 피해가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구단별로 전 선수에 대한 자체 조사를 실시키로 했다”고 밝혔다.

2011년 6월 프로축구에서 승부조작사건이 터진 뒤 2012년 2월 프로야구와 프로배구에서 잇달아 같은 사건이 터져 국내 프로스포츠계가 쑥대밭이 된 적이 있다. 4대 프로스포츠 중 ‘청정지역’으로 불렸던 프로농구에서도 지난해 3월 스타플레이어 출신인 현직 감독이 승부조작에 연루돼 영구퇴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농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은 현재 파악된 대로 일부 브로커들의 단순 협박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앞으로 더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진상을 확실히 파악하고 협박 브로커들을 일벌백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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