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 위원 “강력함 없지만 안정감은 있다” 류현진 이후 첫 5년 연속 10승 꾸준함 호평
투수친화적 잠실구장 등 두산행은 긍정적 투수로서 하향세·몸값 부담감 등 비관론도
두산 장원준(30·사진)은 84억 몸값을 할 수 있을까?
프리에이전트(FA)에서 총액 80억 이상으로 발표된 초대형 계약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갖는다. SK 최정(4년 86억원) 두산 장원준(4년 84억원) 삼성 윤성환(4년 80억원)은 포지션, 스타일은 모두 다르지만 ‘꾸준함’이라는 지점에서 교집합을 띤다. FA 대박계약의 트렌드는 결국 ‘임팩트가 강한 선수보다 리스크가 적은 선수에게 구단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셋 중 장원준(롯데→두산)은 유일하게 팀을 바꾼 선수다. 변수가 클 수밖에 없다. 과연 전문가들은 장원준의 2015년을 냉정하게 어떻게 볼까? 흥미로운 점은 동일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린 사실이다.
● 궁금증 1 : 장원준의 꾸준함을 어떻게 봐야 할까?
장원준의 최대장점은 5년 연속 10승과 144이닝 이상을 던진 꾸준함이다. 스포츠동아 이효봉 해설위원은 “좌완투수로 5년 연속 10승은 류현진(LA 다저스·한화 시절 2006년부터 2011년까지 6년 연속 10승) 이후 장원준이 최초다. 강력함은 없지만 안정감이 있는 투수”라고 호평했다. 또 “경찰청에서 제대하고 지난해 10승을 했으니 복귀전도 무난했다”고 바라봤다.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는 투수, 예측이 가능한 투수라는 데에서 가치를 찾은 것이다.
그러나 익명을 전제로 답한 A투수코치는 꾸준함에서 위험징후를 읽었다. “장원준이 1000이닝을 넘게 던진 것으로 알고 있다. 대개의 투수는 5년간 많이 던져 고점을 찍으면 페이스가 떨어지는데 장원준이 하향세로 돌아서는 시점에 두산으로 왔다”고 분석했다. “딱 그 정도”라는 말로 성공적으로 안착해도 장원준이 롯데 시절보다 잘할 일은 없다고 예상했다. 아울러 “장원준이 10승은 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마저도 자력보다 두산의 힘에 의존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 궁금증 2: 두산과의 궁합은?
장원준이 롯데에서 두산으로 간 것에 관해 긍정적 시선이 압도적이었다. 비관적으로 본 A코치조차도 “전부 플러스”라고 봤다. 롯데 야수진보다 두산 야수진이 투타에 걸쳐 낫고, 사직구장보다 잠실구장이 투수친화적이라 맞춰 잡는 유형인 장원준에게 유리하다는 얘기다. 긍정론자인 이 위원은 아예 “장원준과 두산은 궁합이 맞는 팀”이라고 말했다. 롯데 시절부터 장원준을 오래 지켜본 부산MBC 최효석 해설위원은 “장원준이 가장 약했던 팀이 두산이었는데 이제 그 약점이 자동적으로 사라졌다”고 평했다. 새 팀에 대한 적응도 “롯데만 못하겠지만 홍성흔이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준 레벨이면 누가 간섭할 일도 별로 없다.
그러나 최 위원은 “롯데에서 못할 때와 두산에서 못할 때 주변 반응이 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위원도 “장원준에게 ‘84억원을 받았는데 어느 정도는 해야 된다’라는 부담을 주변에서 안 주는 것이 중요하다. 장원준이 타이틀을 수상한 톱클래스 좌완은 아니다. 170이닝을 던져주는 투수로 봐야지 기대치를 더 올리면 장원준이 힘겹다”고 봤다. 역대 팀을 옮긴 FA 투수 중 성공 케이스는 거의 없었다. 두산의 역대급 투자에 장원준은 어떻게 응답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