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감독은 선수 시절 유재학 감독 같은 포인트 가드가 되겠다고 했는데 이제 유재학 감독은 이대성(사진)이 이상민 감독을 본받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 농구계 원로가 “요즘 모비스 유 감독이 포인트 가드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며 한 말이다. 줄곧 프로농구 선두를 달리다 SK에 1위 자리를 내준 모비스의 ‘뜨거운 감자’는 리그 최고의 포인트 가드 양동근(34)이다. 여전히 공수에서 맹활약하고 있지만 체력적으로는 버거운 게 현실이다. 모비스로서는 30대 중반인 양동근이 은퇴할 3, 4년 후를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 요즘 유 감독은 193cm의 장신 가드 이대성(25)을 양동근의 후계자로 자주 언급한다.
이대성은 높이와 힘을 바탕으로 한 돌파와 슈팅이 좋다. 볼 배급과 팀 공격을 조율하는 포인트 가드보다는 슈팅 가드에 가깝다. 그러나 유 감독은 이대성을 정통 포인트 가드로 못 박고 올스타전 휴식기에도 변신을 위해 공을 들였다. 코트의 야전사령관인 포인트 가드는 동료들의 신뢰가 필수다. 유 감독이 이대성에게 기술적 훈련에 앞서 동료들을 배려하는 인성을 갖추도록 한 이유다.
유 감독은 기술적으로 대학 후배인 ‘컴퓨터 가드’ 이상민 삼성 감독의 자질을 높이 평가해 왔다. 특히 이 감독의 넓은 시야에 높은 점수를 준다. 평소 유 감독은 이대성에게 “의욕이 앞서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는 지적을 자주 했다. 유 감독이 보기에 이대성을 위한 ‘맞춤 교본’으로 이 감독만 한 모델이 없다.
SK에 0.5경기 차로 뒤진 모비스는 13일 삼성과 격돌한다. 이 감독 특유의 포인트 가드 철학과 가드 전술 운용 등을 이대성이 코트 안팎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다.
모비스의 한 관계자는 “이대성이 이 감독을 보며 포인트 가드로의 변신을 위한 확실한 동기 부여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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